[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돈잔치' 경고와 금융당국의 규제 예고에 4대 금융지주의 주가가 연일 하락하고 있다. 최근 3거래일간 상장 4대 금융지주의 시가총액은 5조원 넘게 증발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하나금융지주를 제외한 3대 금융지주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KB금융은 전거래일보다 600원(1.19%) 하락한 4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 역시 전거래일보다 각각 0.39%, 0.57% 하락 마감했다.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전거래일보다 0.23% 올랐다.
'은행때리기'로 투심 위축.. 사흘째 주가 하락
올들어 주주환원 정책와 호실적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하던 은행주는 지난 13일부터 하락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13일과 14일 각각 4.39%, 5.44% 급락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은 4.16%, 4.91% 폭락했고 신한지주는 3.31%, 3.55% 크게 떨어졌다. 우리금융지주 역시 2.78%, 3.10% 하락했다. 이들 4대 금융지주 주가가 이날까지 3거래일간 5~10%대 하락하면서 시가총액 역시 5조6826억원 사라졌다.
은행주 주가가 연일 급락하는 이유는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연일 '공공재', '돈잔치' 발언을 내놓으며 은행 때리기에 나서자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은행 고금리로 국민들 고통이 크다”며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으므로 수익을 어려운 국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에게 이른바 상생금융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향후 금융시장 불안정성에 대비해 충당금을 튼튼하게 쌓는 데에 쓰는 것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지난 15일에도 윤 대통령은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금융 분야는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다"며 "과점 형태가 유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도 과점체제 규제 예고
금융당국도 윤 대통령 발언에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4일 임원회의에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과점 체제를 깨고 시장을 완전 경쟁 체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일 이어지는 압박에 시중 은행들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10조원+α 규모의 상생금융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와 함께 모바일 뱅킹 등 수수료를 면제하고 가산금리를 인하해 대출금리 부담을 낮추고 있다.
현재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올해 초 8%대에서 4.92~6.89%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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