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애플페이 상륙, 삼성페이 유료화 전환 명분 생겼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6 18:58

수정 2023.02.16 18:58

카드사에 결제수수료 부과 가능
금융당국 유권해석 나와 힘실려
삼성측 공식입장 표명은 없지만
카드사들 수익성 악화는 불보듯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의 한 식당 키오스크에 애플페이 관련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경기도 성남의 한 식당 키오스크에 애플페이 관련 안내 문구가 붙어 있다. 연합뉴스
애플페이 국내 상륙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삼성페이 결제 수수료를 유료화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카드사들이 떨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 허가 과정에서 카드사에 결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삼성전자 역시 결제 수수료 부과를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다른 대형 페이사들도 결제 수수료 부과에 속속 뛰어들 것이란 우려가 카드업계 전반에 번지고 있다.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애플페이 발 수수료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카드사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국내 페이사들이 카드사들에게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게 되면 결국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결제 수수료 유료화 등이 내부에서 검토되고 있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간편결제 1위 서비스인 삼성페이는 지난 2015년 8월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이후 7년 만에 국내 사용자 수 1600만여명, 누적 결제금액 182조원의 성과를 올렸다.

삼성페이의 결제 수수료 유료화 검토 논란은 최근 금융당국의 유권해석으로 인해 촉발됐다. 금융당국은 최근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결제 시 발생하는 결제수수료를 소비자나 가맹점이 아닌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카드사가 애플페이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는 0.1~0.15%다.

애플페이의 NFC 기술은 유로페이·마스터·비자 3대 글로벌 신용카드사가 만든 비접촉결제방식(EMV) 국제결제표준을 이용한다. 애플페이와 손잡는 국내 카드사는 EMV 수수료 1%에 더해 애플에 0.1~0.15%가량의 수수료를 추가로 내야 한다. 반면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방식과 NFC 방식을 모두 갖춘 삼성페이는 출시 당시부터 카드사에 무료로 서비스되고 있다.

다만 카드사가 앱카드에서 삼성페이를 쓸 수 있는 라이선스를 부여 받으려면 수수료를 내야 한다. 라이선스는 앱카드에서 직접 삼성페이를 구동하는 방식과 앱카드나 홈페이지 링크를 통해 삼성페이에 등록하는 방식으로 나뉜다. 직접 방식은 15억원 안팎, 링크 방식은 5억원 상당이다.

삼성페이 결제 수수료 유료화는 카드업계에서 오래된 이슈다. 카드사 관계자는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이 아니더라도 그동안의 투자 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고려하면 가능한 얘기"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그동안 갤럭시 스마트폰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삼성페이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했지만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로 간편결제 시장 분위기가 바뀐 만큼 삼성페이 결제서비스 유료화를 검토할 명분이 생겼다고 봤다.

마땅한 수익모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대형 페이사들 역시 결제서비스 유료화를 고민하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카드사 관계자는 "모든 페이사들이 플랫폼 구축과 고객 확보를 마치고 수익화하는 단계에서 수익모델을 찾는 상황에서 결제 수수료 유료화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이슈"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카드사들의 수익성 악화다.
또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이미 당국 규제로 전체 가맹점의 96%가 수수료 우대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페이사들의 결제 수수료 유료화까지 겹치면 사회적 비용이 상당할 것"이라며 "결국 소비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축소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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