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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내진용 강재, 유럽 수출길 넓어지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6 19:02

수정 2023.02.16 19:02

유럽 최대 철강 수출국 튀르키예
지진 여파로 제철소 가동 멈춰
인프라 복구 내수 우선공급할듯
국산 내진용 강재, 유럽 수출길 넓어지나
유럽 최대 철강 수출국인 튀르키예가 강진 여파로 막대한 피해를 보면서 한국 철강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튀르키예 철강사들이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는 가운데 국내 철강사들이 개발한 내진용 강재에 대한 수요가 예상되며 대유럽 수출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튀르키예, 제철소 가동 중단

16일 튀르키예철강생산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튀르키예를 덮친 지진 여파로 현지 철강업계의 피해도 막대한 상황이다.

이번 지진의 최대 피해지인 이스켄데룬과 오스마니예 인근에 튀르키예 제철소 3분의 1 가량이 몰려 있어 해당 사업장들은 모두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수많은 공장 근로자와 가족들이 숨졌으며 생존자들 역시 머물 곳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러야 이달 말이나 다음달 중순에야 현지 공장들이 정상 가동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세계 철강 10대 강국 중 하나인 튀르키예는 유럽에 가장 많은 철강을 수출하는 국가다. 유럽철강협회(EUROFER)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수입한 철강 제품 가운데 튀르키예산이 15.2%로 1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한국(10.2%), 인도(9.5%), 중국(8.9%), 대만(7.3%) 순이었다.

■한국 내진용 강재 등 수혜 예상

이처럼 유럽에 가장 많은 철강 제품을 수출해왔던 튀르키예가 지진 여파로 생산 라인을 제대로 가동 못하는 데다 사태 수습 후 인프라 복구 작업에 들어가면 철강 제품을 수출보다는 내수용으로 우선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 수출 2위인 한국에게 반사이익이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튀르키예는 건설현장 소재인 철근, 형강을 생산해왔는데 지진 복구라는 특수 수요가 생겼기 때문에 공급 부족을 해결해줄 수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정도"라며 "다만 튀르키예도 분위기상 중국에서 철강 제품 수입을 대폭 늘리진 못할 것이고 다른 유럽 국가들 또한 마찬가지여서 우리나라와 일본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지진 여파로 튀르키예는 새 건물을 지을 때마다 내진 설계를 요구할텐데, 이 경우 일반 강재로는 안 되고 내진용 강재를 써야 한다"며 "그동안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이 개발한 내진용 강재들이 빛을 볼 때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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