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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돌과 푸른 창의 조화 ‘돈덕전’이 돌아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19 14:09

수정 2023.02.19 14:09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 16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실내 공사와 바깥 조경 정리 작업 등이 이뤄지고 있다. 2023.2.19 yes@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 16일 오후 찾은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 외관 공사를 마무리하고 실내 공사와 바깥 조경 정리 작업 등이 이뤄지고 있다. 2023.2.19 yes@yna.co.kr

[파이낸셜뉴스] 조선시대 궁궐 중 하나인 덕수궁을 끼고 고즈넉한 돌담길을 따라 걷다 보면 희미하게 보이는 아련한 청록색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조선시대 옛 건물에서 웬 청록색?’이라는 읊조림과 함께 저절로 발걸음이 그쪽으로 향하는 마법을 우리는 경험하게 된다. 계속 발걸음을 이어가다보면 붉은색 벽돌·청록색 창문의 이질적인 건물을 어느덧 우리는 마주하게 된다. 대한제국 순종 황제가 1907년 즉위한 건물, 바로 돈덕전(惇德殿)이다.

돈덕전은 마치 근대 양식을 본뜬 듯한 건물은 붉은 벽돌과 푸른 빛의 창틀, 원뿔형 첨탑이 특징이다.
가림막 너머로 슬쩍 보이는 난간에는 조선 왕실을 상징하는 오얏꽃(자두꽃) 문양이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다.

문화재청은 2018년 설계를 시작해 유구(遺構·건물의 자취) 보존처리, 기반 조성 작업 등을 거쳐 2022년 11월 복원 공사를 완료했다. 현재는 주변 조경 정비와 실내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끝에 돈덕전은 과거 모습을 거의 그대로 재현해냈다.

'일본 궁내청 소장 창덕궁 사진첩' 속 모습 [문화재청 '덕수궁 돈덕전 복원 조사연구'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일본 궁내청 소장 창덕궁 사진첩' 속 모습 [문화재청 '덕수궁 돈덕전 복원 조사연구'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양식 연회장으로 쓰고자 1901년을 전후해 지은 돈덕전은 외관을 유럽풍으로 지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건물상이다. 내부 접견실은 황제를 상징하는 황금색 커튼, 벽지 등으로 화려하게 장식했다.

특히, 이번 재건의 특징은 ‘색감’이다 흑백 사진 속 건물을 화려한 색감으로 재탄생시킨 점이 가장 특징이다. 복원을 앞두고 2016년 펴낸 '덕수궁 돈덕전 복원 조사연구' 보고서에 공개된 건물 투시도에서는 창틀이나 난간이 회색으로 돼 있으나, 최종적으로는 푸른빛으로 바뀌었다. 건물 외관의 붉은색 벽돌과 확연하게 대비되는 색상이다보니 더욱 눈에 띈다. 사실상 이 건물을 특징짓는 요소라고 할 수도 있다.

왼쪽은 1907년 돈덕전에서 고종과 순종·영친왕을 찍은 사진, 오른쪽은 재건 공사를 마친 돈덕전 외관 모습 [문화재청 '덕수궁 돈덕전 복원 조사연구'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왼쪽은 1907년 돈덕전에서 고종과 순종·영친왕을 찍은 사진, 오른쪽은 재건 공사를 마친 돈덕전 외관 모습 [문화재청 '덕수궁 돈덕전 복원 조사연구' 보고서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1930년대에 이미 건물이 헐린 것으로 전하는 데다 남아있는 자료가 많지 않다 보니 작업 과정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

당초 공사는 2021년께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등으로 다소 늦춰졌다. 돈덕전은 올해 5월 현판식을 연 뒤, 9월 공식 개관할 예정이다.


1·2층 공간은 과거 고종과 순종 등이 사용했던 폐현실(陛見室), 외교실 등을 유지하되 대한제국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 꾸밀 계획이다.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한제국 관련 자료를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는 19세기 느낌의 도서관도 마련된다.
특히 1층 복도 바닥에는 유리를 설치해 돈덕전 발굴 당시 모습과 유구를 그대로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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