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맥주와 소주 등 술값이 외환위기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낸 가운데, 올해도 또 한차례 가격인상에 나설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가격은 전년 대비 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1998년의 11.5%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주종별로 보면 소주는 7.6% 올라 2013년 7.8% 이후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맥주는 5.5% 상승해 2017년 6.2% 이후 가장 많이 올랐다.
양주는 4.2% 상승해 2013년 4.8% 이후 가장 많이 올랐고, 약주도 4.8% 올라 2013년 5.2%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막걸리는 2021년의 12.8%에 이어 지난해 7.2% 올랐다.
중요한 점은 지난해 대폭 오른 술값이 올해도 또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주세가 지난해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는 데다 원재료·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등 오름세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작년보다 리터(L)당 30.5원 올라885.7원이 된다. 지난해 리터당 20.8원 오른 것보다 세금 인상 폭이 더 커졌다.
맥주 세금 인상은 통상 주류회사의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진다.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전기료 등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도 맥주 출고가 인상 요인이다.
소주는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고 있다. 10개 주정회사가 공급하는 주정을 국내에서 독점 유통하는 대한주정판매는 작년에 10년 만에 주정값을 7.8% 올렸다. 그러나 주정 원재료인 타피오카 가격과 주정 제조 과정에 필요한 에너지 가격 상승 등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해 올해도 주정값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제병업체의 소주병 공급 가격도 병당 180원에서 220원으로 20% 넘게 올랐다.
이처럼 주류업체들은 계속되는 원가부담에 가격인상을 고민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가격인상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이미 가격을 올렸기 때문에 국민정서상 또다시 가격 인상에 나서기 조심스러운 이유에서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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