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신성한 소를 도축해?"...인도 '소 자경단', 무슬림 남성들 불태워 살해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0 10:42

수정 2023.02.20 10:42

인도 첸나이에서 소를 끌고 가는 주민.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인도 첸나이에서 소를 끌고 가는 주민.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음)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이낸셜뉴스] 인도에서 소를 몰래 도축하려던 무슬림 남성 2명이 불태워진 채 발견된 사건이 발생했다.

19일(현지시간) 인도 매체 NDTV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밤 인도 북부 하리아나주 누 지역에서 '소 자경단'의 공격을 받은 무슬림 남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조사 결과 소 자경단원 4∼5명이 무슬림 남성들을 납치해 폭행했으며, 공격당한 남성들은 16일 오전 한 차 안에서 불탄 시신으로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피살된 남성들은 라자스탄주 출신으로 자경단원은 무슬림 남성들이 소를 몰래 반출해 도축하려 하자 살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에 따르면 택시 기사인 용의자 1명을 체포했고, 다른 용의자들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도 인구 중 80%가량을 차지하는 힌두교도들은 암소를 어머니 같은 존재라고 여기며 신성시한다. 특히 지난 2014년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가 출범한 이후 극단적으로 소를 보호하는 움직임이 강해졌다.


현재 하리아나주, 델리주, 우타르프라데시주, 라자스탄주 등 북부와 서부의 일부 주들은 소의 도축을 완전히 금지한 상태이며, 이들 지역에서 소를 주 경계 밖으로 옮기려면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일부 보수 힌두교도들은 소 도축 등을 감시한다는 명목하에 소 자경단을 결성한 뒤 각종 폭력을 일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에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에서 토착 부족민 2명이 소를 도축해 밀매했다는 이유로 집단 폭행당해 숨진 바 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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