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1월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에 응시한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의 성적표가 인터넷에 유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유출된 자료에는 학교명·학생 이름·성별까지 적나라하게 공개돼 있다. 학부모들은 “한창 멘털 관리해야 할 고3들인데 이들이 입을 상처는 어떻게 하느냐”고, 학생들은 “날 아는 사람들이 모두 내 성적을 확인했을까 봐 두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자료가 학교 서열화 등에 이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사건을 배당받아 해킹 여부 등을 수사하고 있다.
20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교육청 서버를 해킹해 지난해 11월 도 교육청이 주관한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을 확인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실제 암호화 메신저앱인 텔레그램에는 ‘2학년 개인성적표 전체’라는 파일이 유포됐다.
피해자는 경남·충남교육청을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교육청에서 이 시험에 응시한 고2 학생이며, 그 수는 3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성적표에는 학생들의 시험 성적과 소속 학교, 이름, 성별 등이 담겨 있다.
구체적으로 종합 성적, 과목별 성적, 원점수, 표준점수, 반 등수, 전교 등수, 백분위, 등급 등도 확인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도교육청은 텔레그램에서 해당 파일이 유포되고 있는 정황을 파악한 뒤 같은 날 오전 서울경찰청에 관련 수사를 의뢰했으며, 이를 경기남부청이 넘겨받아 수사 중이다. 경찰은 도교육청 서버 등을 조사하며 자료의 유출경로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또 해당 파일 외에 추가로 유출된 자료가 있는지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 수사와 별도로 교육부도 유출 원인 규명을 위한 자체 조사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와 경기교육청이 합동으로 자체 조사도 진행 중”이라며 “조사 결과에 따라 원인이 규명되면 재발방지책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측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며 개인정보 유출 피해가 우려되는 자료에 대해 삭제 등 조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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