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성과급 잔치 은행권, 대출금리 낮춰 中企와 고통 분담을" [금융 부담에 中企 아우성]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0 18:20

수정 2023.02.20 18:20

16개 中企단체, 상생 대책 촉구
1년새 대출금리 2.75%p 올라
이자부담 늘고 자금 확보도 비상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 네번째)과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고금리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권이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고금리 고통 분담을 위한 대책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왼쪽 네번째)과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왼쪽 세번째) 등 참석자들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고금리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권이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지난해 시중은행들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성과금도 1조원이 넘는다. 하지만 거래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높은 대출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일 중소기업중앙회와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한국여성벤처협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는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높은 금리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권이 고통 분담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19년 말 716조원에서 지난해 말 953조원으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잔액 역시 685조원에서 1014조원까지 뛰어올랐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중소기업·소상공인의 대출잔액이 급격히 불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오르며 이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금리 관련 중소기업 금융애로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 대출금리는 지난해 1월 2.9%에서 현재 5.6%로 1년 새 2.7%p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폭인 2.25%p(1.25%→3.5%)보다 0.45%p 크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높아진 대출이자 부담 등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지만,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을 달성하면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영업이익은 90% 이상이 이자수익인데 금리상승기에 과도한 예대마진으로 수익을 냈다는 주장이다.

이날 중소기업 단체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자금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이자비용까지 급증해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데 지난해 5대 은행이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전년 대비 35%나 증가한 1조3823억원에 달한다"며 "고물가와 고금리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권은 과거 외환위기 때 대규모 공적자금 투입으로 부도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며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금리 인하, 금리부담 완화 제도 실효성 제고, 상생 금융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도 "중소기업들은 코로나19로 지난 3년 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최근에는 원자재 가격 폭등과 고물가 등 여러 난제로 정말 힘든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외환위기 때 은행들이 대규모 공적자금으로 위기를 극복한 만큼 지금처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힘들 때 금융권이 먼저 대출금리를 적극 인하하는 등 상생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은행도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처럼 기업 직접투자를 허용해 은행도 살고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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