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사회

야동찍고 강간한 미국男 인기에..영국 교육계 ‘발칵’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1 05:20

수정 2023.02.21 10:21

[테이트 소셜 미디어 캡쳐. DB 및 재판매 금지]
[테이트 소셜 미디어 캡쳐. DB 및 재판매 금지]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여성을 대상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른 영국계 미국인 인플루언서가 영국 남학생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 교육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이라거나 강간 피해자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등 그의 발언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유명세를 타면서 남학생들에게 세뇌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최근 영국 학교에서 여성 혐오 범죄자로 악명이 높은 앤드루 테이트(37)를 옹호하는 의견이 남학생들을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이트는 최소 6명의 여성을 상대로 강간과 인신매매 등을 저지른 혐의로 지난해 12월 루마니아에서 체포된 인물이다. 스스로를 '여성혐오 주의자'라고 공언한 그는 킥복서로 활동하다가 은퇴 이후 성차별적인 내용의 인터넷 방송을 시작해 유명해졌다.


런던 인근 한 학교의 7학년생 남학생 몇몇은 NYT 인터뷰에서 "강간 피해 여성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테이트의 주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 남학생은 "테이트는 매우 남자답고 빠른 차를 갖고 있으며 몸매도 좋다"면서 그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스트 런던에서 11~16세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어 교사 클로에 스탠턴은 "테이트를 동경하는 남학생이 한둘이 아니다"라며 "몇 달 전부터 수업시간에 남학생들이 '테이트'를 언급하면서 강간에 대해 일부는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한다"고 매체에 전했다. 스탠턴은 "교사 생활 20년 만에 처음으로 남학생들로부터 "남편의 허락을 받고 일하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미들랜드에서 정규 교육 외 추가적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 네이선 로버트슨도 "14∼15세 학생 상당수가 테이트를 롤모델로 꼽았다"며 "일부 소년들은 여성에게는 어떠한 권리도 없다면서 페미니즘은 독이라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NYT는 앤드루 테이트에 대한 인기와 옹호 발언에 대해 영국 교육계에선 이를 성 고정관념이 뒤집혀가는 과도기에서 발생한 상황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여성은 남성의 소유물' 등 극단적 주장을 내포하는 테이트의 말이 틱톡 등 SNS를 통해 젊은 층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통적 성 역할이 도전받는 가운데 소년들 사이에서는 남성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 그 덕에 남성의 독자적 역할과 우월성을 강조했던 테이트가 호응을 얻었다는 것이다.

여기에 테이트가 그동안 방송 등으로 많은 돈을 벌고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려왔다는 점도 소년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사태가 확산하자 영국 교육계는 이 같은 현상을 바로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앞서 길리언 키건 영국 교육부 장관은 "테이트와 같은 인물이 성차별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런던 북동쪽에 있는 한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신뢰가 높은 교사를 중심으로 테이트의 사상에 오류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수업을 진행했다.
성폭행 등 범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주고, 남자가 되는 것이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과 충실함 등의 자질을 갖추는 것임을 알려주는 방식이었다

NYT는 영국 전역의 다른 학군에서도 학교 차원에서 이 같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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