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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한파에 마이크론 인력 15% 줄인다… 삼성은 채용 유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0 18:48

수정 2023.02.20 18:48

D램 현물가 한달새 5% 넘게 하락
업계, 실적 감소에 감원 등 돌입
마이크론, 대만공장 150명 해고
인텔도 감원 등 3조 비용절감 추진
삼성, 업황 반등 대비 인력 늘려
후발주자와 격차 벌리기 나서
반도체 불황속에 전세계 3위 D램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이 대만 공장 인력을 감축하는 본격적인 감원 절차에 돌입했다. D램 현물가격도 한달새 5% 이상 하락하면서 올 1·4분기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실적이 최악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다만 업계 1위인 삼성전자는 투자와 채용 분야에서도 예년 수준을 유지하는 전략으로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모양새다.

■ 마이크론, 정리해고 카드 꺼내

20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론은 대만 타오위안에 위치한 D램 공장에서 150명의 인력을 정리해고 하기로 했다. 타오위안 공장은 2020년 기준 웨이퍼 투입량으로 월 12만 5000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마이크론 핵심 생산거점이다.
마이크론은 자발적 퇴사 및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전체 직원의 10%를 줄이겠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해 15%까지 인력 감축 규모를 늘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마이크론의 임직원 수는 4만8000명인데, 최대 7200여명의 직원이 정리해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대만 정보기술(IT) 매체 디지타임스는 마이크론이 이달 말까지 감원 작업을 끝낼 것으로 내다봤다.

인텔도 올해 감원, 보수 삭감, 사업 정리 등을 통해 30억달러(약 3조원)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중국 최대 메모리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도 지난해 실적 평가를 통해 10%에 달하는 저성과자들을 해고했다.

이는 메모리 불황 장기화에 대비해 선제적 비용 절감을 통해 긴축경영에 들어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D램 가격도 추락…삼성은 투자·채용 유지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1·4분기 D램 평균가격이 전분기 보다 13~18%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반도체 시장 선행지표로 꼽히는 D램 현물가격도 연초부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PC용 D램(DDR4 8GB) 현물가는 1.82달러로 한 달 전보다 5.2% 하락했다. DDR4 16GB는 9.1% 떨어진 3.68달러를 기록했다. DDR4 4GB는 1.18달러로, 전월 대비 7.7% 내려갔다.

D램 현물가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기업간 분기별 거래가인 고정거래가격 하락 압박도 이어질 전망이다. 대리점을 통해 일시적으로 거래되는 현물가는 통상 시차를 두고 4~6개월 후 기업 간 분기별 거래가인 고정거래가격에 반영된다.

삼성전자는 경력직 채용을 진행하는 등 향후 업황 반등에 대비해 감원보다 인력 보강에 나서고 있다.
오는 3월 대졸 신입사원 공채도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해(53조1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해 시설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만큼 인력이 더 필요할 것이란 판단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이란 판단 아래 인력 감축에 속속 나서고 있다"며 "업황 반등이 예상보다 늦춰질 경우 감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지만, 업계 선두인 삼성전자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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