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배우 임시완이 악역을 할 때 자신이 갖고 있던 기존의 밝고 선한 이미지를 역이용 한다고 말했다.
임시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감독 김태준) 관련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극중 연기한 캐릭터를 두고 "혐오스럽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에 대해 "이번 영화에서 키 포인트로 잡은 것은 모든 것이 장난 같은 느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일상이 파괴되고 위협적으로 느끼는데 극적인 순간에 남의 인생을 가지고 장난치는, 남들이 서글프게 우는 모습 자체를 웃기게 바라보는 것을 캐릭터의 포인트로 삼았다"고 말했다.
앞서 임시완은 영화 '비상선언'에서도 한 차례 악역으로 관객들에게 공포를 선사한 바 있다. 그는 '비상선언' 이후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이미지가 생긴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적어도 대외적으로 비쳐지는 임시완 캐릭터는 조금 긍정적인 수식어가 많다고 생각한다, 장그래를 시작으로 해서 '변호인' 진우부터 해서, 밝음과 어두움으로 나눴을 때 (내가 맡은 캐릭터 대부분은)밝은 쪽에 가깝다 생각한다, 악역을 할 때는 오히려 그렇게 밝은 부분을 역이용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임시완은 이번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에서도 소름끼치는 악역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악역에서도 빛을 발하는 연기력에 대한 칭찬이 쏟아지자 임시완은 "노파심에 말씀드리는데 재미가 들려서 계속 악역을 하는 건 아니다, 개봉 시기가 어떻게 하다보니 악역이 몰린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사실 악역과 선역 퐁당퐁당(번갈아) 하는 느낌이고 어찌 보면 선역을 더 많이 한다, '비상선언' 다음에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며 "('비상선언' 이후 또 한 번 악역으로 출연한 영화가 돌아온 것은)팬데믹 이후로 개봉 시기가 중구난방 일정하지 않아서 그런 것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악역을 즐겨하는 건 전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처음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출연 제안을 받았을 때 임시완은 한 차례 고사를 했다고 했다. 그는 "결정할 때 고민을 많이 했다, 대본은 재밌는데 캐릭터 자체가 사회적으로 뭔가 좋은 작용을 하는 캐릭터는 아닌 것 같았다"면서 "배우의 역량 중에 하나는 좋은 작품을 고르는 것도 있겠지만 이왕이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것에 대한 고려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라고 회상했다.
캐스팅 제안은 김희원의 추천으로 이뤄진 것이었다. 임시완은 "제가 존경하는 형님인 희원 형님이 주셔서 읽어봤더니 진짜 깜짝 놀랄만한 반전도 있고 대본 자체가 좋았다, 그래도 영향력에 대한 고민이 되게 많았다"며 "가치관의 기준을 잡는 게 어려웠던 게 배우로서 좋은 작품이라서 잡아야 하느냐, 사회적인 영향력을 생각해 고사해야하 나 생각했던 작품이에요"라고 밝혔다.
하지만 임시완은 결국 좋은 시나리오를 택하게 됐다. 그는 "고사하고 나서 머릿속에 계속 이 작품 대본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대표님한테 말씀드렸다, 고사를 하긴 했는데 이거 자꾸 머리에 남는데요, 해서 결국은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작품으로 관객들이 경각심을 갖는 자체가 좋은 영향력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가)관객들 스스로를 (범죄로부터)지킬 수 있는 시작이 될 수 있다"고 나름대로 정리한 영화의 의미를 덧붙였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평범한 회사원이 자신의 모든 개인 정보가 담긴 스마트폰을 분실한 뒤 일상 전체를 위협받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 영화다. 임시완은 극중 스마트폰 주인인 나미에게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남자 준영을 연기했다.
한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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