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억울한 건 오히려 나".. '갓길 주차' 차량 가로막은 건물주의 한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1 11:02

수정 2023.02.21 15:27

(왼) 건물주에 의해 건축자재로 갇힌 손님의 차량. (오) 건물주가 공개한 해당 도로 도면의 모습. 보배드림 캡처
(왼) 건물주에 의해 건축자재로 갇힌 손님의 차량. (오) 건물주가 공개한 해당 도로 도면의 모습. 보배드림 캡처
[파이낸셜뉴스] 지난 주말 고깃집을 방문해 주변 갓길에 주차했다가 건물주에 의해 차량이 갇혀 한 손님이 도움을 호소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해당 사건의 건물주는 "손님이 사과만 했으면 끝났을 문제"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사건은 지난 1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 손님 A씨가 도움을 요청하면서 알려졌다.

게시물에 따르면 이날 A씨는 경남 마산에 소재한 식당을 방문했다가 식당 사장으로부터 "1층 주차장을 사용할 수 없으니 주변에 대 달라"라는 안내를 받아 식당 주변 갓길에 주차했다.

이후 식사를 하던 A씨는 건물주 B씨로부터 '차를 빼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주차해도 괜찮다'는 식당 사장의 만류에 식사를 이어갔다.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선 A씨는 B씨 부부로부터 차량을 빼지 못하도록 방해받았다.

A씨는 식당을 나서기 전 B씨로부터 "대통령이 와도 차를 못 뺄 것"이라는 문자를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차량을 빼려고 시도하자 건물주 부부는 차량 두 대로 위협했고 31개월 아이를 칠 뻔하거나 동행자를 쳤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다음 날 B씨가 지게차를 동원해 콘크리트 건축 자재로 자신의 차량을 못 빼도록 막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건물주 B씨가 직접 공개한 사진. B씨는 오른쪽 A씨 차량처럼 갓길에 주차할 경우 주변 주차장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보배드림 캡처
건물주 B씨가 직접 공개한 사진. B씨는 오른쪽 A씨 차량처럼 갓길에 주차할 경우 주변 주차장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보배드림 캡처
그러나 20일 오후 B씨가 A씨의 글에 직접 댓글을 작성하면서 사건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B씨는 먼저 A씨가 주차한 구역에 대해 자신이 국토관리청으로부터 허가받은 구역이라고 밝혔다.

B씨는 "사건 당일 A씨에게 '차 통행에 불편을 주니 이동 주차 해달라'고 전화했다. 하지만 A씨는 '통로에 주차했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냐. 법대로 해볼까'라고 해서 제 도로가 맞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B씨는 A씨로부터 'X 소리 하고 있네. 내가 네 주차장에 주차했어?'라는 말을 듣고 전화가 끊겼다며 몇 번 더 전화를 했지만 고의적으로 받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건물주 B씨가 직접 공개한 사진. A씨가 주차한 도로에 대해 1년에 3건 1800만원 이상 국토부에 도로 점용료를 납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배드림 캡처
건물주 B씨가 직접 공개한 사진. A씨가 주차한 도로에 대해 1년에 3건 1800만원 이상 국토부에 도로 점용료를 납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배드림 캡처
파출소에 연락도 해봤지만 파출소도 A씨와 30분 넘게 전화 연락이 안 됐다고 전했다. 결국 B씨는 자신의 차량을 가져와 A씨의 차를 막았다고 밝혔다.

B씨는 특히 '건물주가 차로 위협했고 사람을 쳤다'는 A씨의 주장에 대해 "살짝 후진하는 데 차에 부딪혔다고 특수폭행으로 고소했다"라며 "출동한 경찰분에게도 A씨가 사과를 하고 저희도 사과할 부분이 있으면 사과하고 원만히 끝내고 싶다고 여러 번 얘기했다. 하지만 A씨는 그럴 마음이 없더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해당 도로를 개설하는데 4억 넘게 들었고 1년에 1800만원 이상 국토부에 도로 점용료를 납부한다. 이 도로는 주차관리부터 모든 관리, 유지 보수 권한이 저한테 있다"라며 "(지금까지) 불법 주정차로 인해 엄청난 손해와 스트레스를 받았다. 제가 그리 크게 잘못한 거냐"라고 호소했다.

같은 날 A씨는 B씨의 반박글이 올라오자 "처음부터 제가 반말한 것처럼 적으시고 본인이 'X도 모르면서'라는 등 욕한 부분은 다 빼고 얘기하신다"라고 지적했다.

A씨는 또 "사람이 서 있는데 계속 후진하는 게 정상이냐. 살짝 후진하지도 않았다"라며 B씨가 '차에 치인 장면 찍은 영상 삭제해 주면 차 빼주겠다'라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끝까지 누가 잘못했는지 보시고 확실하게 판단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전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건들면 안 되는 사람끼리 만났다", "남의 땅에 주차했으면 차 빼줘야지", "그래도 차를 저렇게 가로막는 건 심하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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