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비밀 이동 계획이 외신을 통해 공개됐다.
BBC와 AP통신 등 외신은 그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예정됐던 폴란드 방문 기간동안 우크라이나에도 들릴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로 이뤄지면서 모두를 놀라게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미국 동부시간 20일 오후 7시를 폴란드로 출발하는 시간이라고 공지해놨으며 존 커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한 케이블 뉴스 방송에 출발해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방송이 나갈 때 바이든 대통령이 탑승한 군용기는 이미 현지로 출발을 한 상태였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을 수개월동안 타진했으며 백악관 관리들이 안전을 크게 우려하면서 보안 대책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용기인 공군1호기에 탑승하지 않았으며 폴란드에서 열차로 10시간 이동해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도착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벽 3시30분 백악관을 출발한 차량 행렬은 앤드루 기지에 도착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보잉757기를 개조한 미 공군 C-32기에 탑승해 폴란드로 향했다.
이 군용기는 독일에서 재급유를 받았으나 바이든 대통령은 내리지 않았으며 목적지인 폴란드 제슈프 공항에 착륙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열차로 옮겨 10시간 이동 끝에 오전 8시 키이우에 도착해 브리짓 브링크 주 우크라이나 미국 대사의 영접을 받으며 일정에 들어갔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린스키궁에서 볼리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동을 가진 후 미국이 기존의 500억달러(약 65조원) 군사 원조에 이어 5억달러 어치가 넘는 무기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주로 야포와 대전차 미사일, 레이더가 포함됐으며 신형 첨단 무기는 포함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은 성 미카엘 성당과 2014년 러시아의 크름반도 합병 당시 우크라이나 전사자 추모비에 들렀으며 키이우에 공습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다.
바이든은 미국 대사관 방문을 마지막으로 일정을 마치고 오후 1시경 폴란드로 돌아가는 열차에 탑승했다.
이날 바이든의 방문 계획을 몰랐던 키이우 시민들은 예고없이 통행이 차단된 도로에 빠르게 달리는 차량행렬에 미국 대통령의 도착 사실을 직감했다.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에는 취재와 사진기자 각각 1명씩만 동행했으며 이들은 비밀을 유지할 것과 함께 키이우 도착 이전까지는 보도 자제를 요구 받았다. 또 휴대폰를 비롯한 전자기기를 휴대하지 못했다.
AP는 평소 차량으로 붐비던 키이우가 까마귀 소리가 들릴 정도로 조용했으며 방문이 진행되는 동안 키이우 상공에는 정찰기와 조기경보기가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미 백악관은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을 러시아에 사전 통보했으나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 보좌관은 구체적인 전달 내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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