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규제당국이 스테이블 코인 '바이낸스USD(BUSD)' 발행사 팍소스를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팍소스가 연방 증권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이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다.
SEC는 바이낸스USD를 증권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에 해당하는 바이낸스USD를 팍소스 측이 사전에 등록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3일 팍소스는 뉴욕금융감독국(NYDFS)에 의해 BUSD 발행을 중단한 상태다.
바이낸스USD는 테더(USDT), USD코인(USDC)과 함께 세계 3대 스테이블 코인으로 꼽힌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상자산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달러화나 유로화 등 주요 법정 화폐에 가치를 고정하도록 만들어진 가상자산이다.
바이낸스USD는 미국 달러화에 고정되어 있는 스테이블 코인으로, 팍소스는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 바이낸스와 계약을 맺고 스테이블 코인 BUSD를 발행했다.
SEC의 요구에 팍소스는 "연방 증권법상 바이낸스USD는 증권이 아니다"라며 "SEC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SEC는 아직 팍소스에 대한 공식적인 조치를 시작하지 않았다. 만약 SEC의 조치가 시작되면 전체 스테이블 코인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바이낸스USD와 함께 테더, USD코인도 비슷한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의 시장 규모는 1370억달러(약 177조4000억원)에 이른다.
로펌 BCLP의 파트너 변호사인 레나토 마리오티는 "SEC가 팍소스를 기소하면 다른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는 SEC에 등록하거나 법정 싸움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마리오티는 SEC와 팍소스가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봤다. 팍소스가 BUSD를 증권으로 인정하고, 다른 스테이블 코인들도 SEC의 규제를 따를 것이란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미국 금융당국의 조치가 스테이블코인보다는 바이낸스에 대한 제재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SEC의 조치가 시장 전체로 확산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잉글랜드 서식스대학교의 캐롤 알렉산더 금융학 교수는 "스테이블 코인보다는 바이낸스에 대한 조치"라면서 "바이낸스는 자금 세탁 등 증권법 위반으로 규제 당국의 우려를 사왔다"고 말했다.
미국 법무부는 자금세탁과 제재 위반 혐의로 바이낸스에 대해 조사 중이다. 또 바이낸스는 미국 정부로부터 내부자 거래 혐의에 대한 조사도 받고 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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