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기획재정부와 주류 업계 등에 따르면 오는 4월부터 맥주에 붙는 세금이 작년보다 리터(L)당 30.5원 올라 885.7원이 된다. 이는 지난해 L당 20.8원이 올랐을 때보다 더 큰 인상 폭이다. 비싸진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건비 상승으로 인한 어려움에 세금까지 더해져 출고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지난해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하이트 출고가를 각각 7.7%, 롯데칠성음료는 클라우드 출고가를 8.2% 인상했다. 올해는 출고가 인상폭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주의 경우 맥주처럼 주세가 인상된 것은 아니지만, 원가 부담이 출고가 인상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소주는 주정(에탄올)에 물과 감미료를 섞어 제조한다. 에탄올 공급 업체들은 지난해 2월 주정 가격을 7.8% 가량 올렸다. 소주병 공급 가격도 180원에서 220원으로 올랐다.
업계에서는 주류회사가 출고가를 100원만 인상해도 실제 식당에서는 1000원가량 술값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장에서 출고된 소주와 맥주는 각 지역마다 허가를 받은 주류 도매업자를 거쳐야 마트와 편의점, 식당 등에 납품될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운송과 보관비, 인건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도매업자들의 마진도 필요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출고가 인상분에 인건비와 전기료 등의 상승분을 추가로 반영하면 식당 판매 가격은 출고가 인상 폭보다 훨씬 커지는 것이다.
지난해 소주 1병당 출고가가 85원 오르자 마트와 편의점 판매 가격은 병당 100~150원 뛰었다. 이때 식당과 주점에선 소주 가격을 병당 500~1000원가량 올렸다.
지난해 외식산업연구원이 일반음식점 외식업주 13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4%가 소주 출고가 인상에 따라 소주 판매 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미 올린 업주들은 병당 500~1000원을 인상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만약 올해도 비슷한 추세라면 식당에서는 ‘소주 1병 6000원’ 가격표를 보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