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자 조직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러시아 문서 발견
2030년까지 이웃한 벨라루스 합병해 요새화하는 내용 담겨
2030년까지 이웃한 벨라루스 합병해 요새화하는 내용 담겨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대표적인 친러시아 국가이자 지난해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병참기지로 활용했던 벨라루스를 직접 합병할 계획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러시아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에는 벨라루스를 합병하여 서방에 맞서는 요새로 바꾼다는 내용이 담겼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는 21일(현지시간) 러시아 대통령실에서 유출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DW는 미국 야후 뉴스와 독일 쥐트도이체자이퉁 등 여러 언론사들이 포함된 국제 콘소시엄에서 해당 문서를 입수했다고 설명했다.
“벨라루스에서 러시아 연방의 전략적 목표들”라는 제목이 달린 문서는 17쪽으로 되어 있으며 2021년 여름에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
문서에는 벨라루스에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침투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침투 계획은 3단계로 진행되며 각각 2022년, 2025년, 2030년을 시한으로 설정하고 있다. 2030년까지 실행하는 장기 목표는 벨라루스에 러시아가 통치하는 “연방국가”를 세우는 것이다.
서쪽의 폴란드, 남쪽의 우크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서방의 완충지대 역할을 해 왔다. 옛 소련 국가였던 벨라루스는 1994년부터 독재자로 불리는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대통령이 지배했으며 그는 지속적으로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 정권을 유지했다. 루카셴코는 지난 2020년 대선에서 80%가 넘는 지지율로 6선에 성공했고 이를 부정선거로 보는 시위가 발생하자 야권 인사와 시위대를 전국적으로 탄압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루카셴코의 집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는 루카셴코를 적극적으로 지지했다.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합병한다면 EU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과 직접 국경을 접하게 된다.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이미 옛 소련 국가 모임인 독립국가연합(CIS)에 함께 속해있지만 1999년에 별도의 연합국가 창설 조약을 맺어 국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문서를 입수한 외신들은 러시아가 벨라루스를 직접 합병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문서에 의하면 러시아는 벨라루스를 합병해 서방에 맞서는 요새로 만들 생각이다.
야후 뉴스와 쥐트도이체자이퉁은 문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한 전문가들과 대화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서방 당국자는 러시아 대통령실 소속 대외협력국에서 해당 문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다른 당국자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군부가 계획 작성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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