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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갈매기' 붉은부리갈매기, 동아시아 이동경로 첫 확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2 15:17

수정 2023.02.22 15:17

붉은부리갈매기의 이동경로 및 계절별 분포./국가철새연구센터 제공.
붉은부리갈매기의 이동경로 및 계절별 분포./국가철새연구센터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산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부리갈매기'의 동아시아 지역 사계절 이동 경로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동해안에 월동하는 붉은부리갈매기가 러시아 북동부에서 번식하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필리핀까지 최장 9054㎞를 이동해 월동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

붉은부리갈매기의 유럽지역 이동현황은 지난해 네덜란드에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다. 동아시아 지역 사계절 이동현황은 이번 조사 결과가 세계 최초다.

국가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갈매깃과에 속하는 붉은부리갈매기는 유럽과 아시아에 분포하는 조류로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해안가나 습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낙동강 하구를 비롯한 부산, 포항 등 남동해안 일대에서 많이 보이는데, 이 지역 프로야구팀인 롯데자이언츠의 응원가 가사 속 '부산갈매기'가 이 종을 말한다. 부산 등 남동해안 일대에서 흔히 볼 수 있으며, '사람이 던져주는 과자를 날면서 받아먹는 새'로도 알려졌다.

국가철새연구센터는 이번 조사를 위해 지난 2021년 3월부터 경주와 포항에 서식하는 붉은부리갈매기 9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하고 약 2년간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그 결과 이들은 3월 중순에서 5월 중순 사이에 북상을 시작해 13~72일을 날아 5월 말부터 6월 중순 사이 러시아 하바로브스키 변경주, 마가단주 등 러시아 북동부 지역에 도착해 번식했다.

7월 초에서 8월 초 사이에는 남하를 시작, 76~162일을 날아 10월 중순에서 12월 사이 경주·포항·울산·부산 일대에 4마리가 월동했다. 그 외 1마리는 필리핀 루손섬까지 이동한 것으로 확인돼 총 5마리의 경로를 확인했다.

러시아에서 국내 월동지까지 이동거리는 평균 5687㎞, 최장 거리인 필리핀까지는 9054㎞를 이동했다. 나머지 4마리는 러시아에서 추적 장치 신호가 멈췄다.


허위행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밝혀진 붉은부리갈매기의 국가 간 이동 경로와 서식지, 생태정보는 향후 개체군의 보호·관리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관련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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