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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좌 알려드리오니.." 시장님이 보낸 부고 문자에 시민들 '어리둥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3 05:30

수정 2023.02.23 16:10

지난 12월 주민들에게 전달된 이상호 태백시장 모친상 부고 메시지. 독자 제공
지난 12월 주민들에게 전달된 이상호 태백시장 모친상 부고 메시지. 독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현직 자치단체장이 계좌번호가 담긴 모친상 부고 문자메시지를 다수의 일반 시민에게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2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이상호 강원 태백시장은 모친상을 치르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 상당수에게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부고장을 보냈다. 이 메시지에는 통상적으로 기재하는 연락처를 비롯해 빈소와 장지 등이 고지돼 있었고, 조의금을 보낼 은행 계좌번호까지 적혀 있었다.

해당 문자가 이 시장과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시민에까지 보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무작위 발송이 아니냐’는 의혹과 함께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강원도당은 “비서실에서 시민들에게 고의로 무작위 발송을 하지는 않았겠지만, 부고장을 받은 시민들은 조문을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고 불편했을 것”이라면서 “부고장을 무작위로 발송한 것도 문제지만, 시장 명의 은행 계좌번호를 버젓이 넣는 것은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무작위로 부고장을 보낸 건 명백한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과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시장측은 “부고 문자는 불특정 다수 시민을 대상으로 무작위로 보낸 게 아니라 시장과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하고 있는 지인들께만 발송했다”면서도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시민들께 염려를 끼치게 되어 송구하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태백주민 A씨는 “당시 부고장을 받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시장과 잘 모르는 사이라 그냥 잘못 보낸 것으로 생각했다”며 “부고 문자에 계좌번호까지 안내돼 있었던 부분은 시장으로써 적절하지 않은 처사였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이 시장의 부고장이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광범위하게 전달되고, 특히 조의금을 전달할 은행 계좌번호까지 기재된 만큼 법적 문제까지 야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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