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의회, 뉴스타트 핵군축 협정 중단 만장일치로 승인
바이든 "큰 실수" 했다고 비난, 유엔도 러시아 비난 가세
러시아가 당장 핵무기 사용한다는 증거는 없어
푸틴 "3대 핵전력 증강에 집중" 첨단 장비 강조
바이든 "큰 실수" 했다고 비난, 유엔도 러시아 비난 가세
러시아가 당장 핵무기 사용한다는 증거는 없어
푸틴 "3대 핵전력 증강에 집중" 첨단 장비 강조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핵군축 조약 참여를 중단하고 핵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일단 러시아가 당장 핵무기를 쓰지는 않는다고 판단했다.
타스통신 등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러시아 상원과 하원은 22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신(新)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참여 중단 법안을 통과시켰다. 같은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에 즉시 서명해 협정을 따르지 않기로 했다.
미국과 옛 소련은 1991년 미·소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스타트)으로 핵무기 보유에 제한을 걸었다. 미국과 러시아는 2010년에 뉴스타트를 맺어 실전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이하로 줄이고 이를 검증하기 위한 상호 간의 핵시설 사찰을 허용하기로 약속했다. 뉴스타트는 2011년 2월부터 10년 기한으로 발효되었으며 2021년 2월 5일 만료를 앞두고 2026년 2월 5일까지 5년 더 연장됐다.
푸틴은 21일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며 뉴스타트를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2일 기자회견에서 "뉴스타트 참여 중단 결정으로 인해 핵전쟁이 더 가까워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뉴스타트를 이전 형태로 복원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모든 것은 미국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뉴스타트 만료까지 '책임 있는 접근법'을 고수할 것이며, 문서상으로 제한하는 전략 공격 무기의 숫자 제한을 엄격히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러시아 국방부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한 자료를 미국과 계속 교환하겠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22일 기자들과 만나 러시아의 뉴스타트 중단에 “큰 잘못이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이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며 "우리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푸틴이 핵군축 조약 중단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열어두는 것이냐는 질문에 "푸틴의 (핵전력) 태세나 그들이 하는 것에 어떤 변화도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어떤 식으로든 그들이 핵무기 사용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용을 고려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러시아의 핵위협을 비난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서 "핵무기를 사용하겠다는 명시적인 위협을 여러 번 들었다"고 말했다. 구테흐스는 "소위 전술핵 사용은 완전히 용납할 수 없다"면서 "극단적인 상황에서 한걸음 물러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푸틴은 22일 연설에서 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장거리 전략폭격기를 포함하는 3대 전략 핵무기를 언급했다. 그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3대 핵전력 증강에 더 많은 관심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은 신형 ICBM '사르마트'를 올해 배치하는 등 첨단 무기를 지속해서 갖추겠다며 "공중 기반 극초음속 '킨잘' 시스템의 대량 생산을 계속하고 해상 기반 '지르콘' 극초음속 미사일 대량 공급을 시작하겠다"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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