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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꺼” “파도 파도 미담만”, MLB 극찬까지 … 한화와 문동주는 천생연분이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3 10:41

수정 2023.02.23 16:02

2019년 대통령배 당시부터 주목했던 선수
기아가 김도영 선택하면서 안게 된 행운
문동주를 빛나게 하는 것은 실력 + 그의 인성
이강철 감독, 추신수 등 에게도 인정받은 신예
MLB 레전드 흐레호리위스 “상대했던 투수 중 손꼽히는 투수” 극찬

한화 이글스 문동주(사진 = 전상일 기자)
한화 이글스 문동주(사진 =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대전 = 전상일 기자] 2019년 대통령배. 당시 광주진흥고 2학년 문동주는 그때만 해도 제구가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볼넷을 남발하고 적시타를 허용하며 강판되었다.

김도영(기아 - 당시 광주동성고 2학년)에 비하면 인지도가 한참 떨어졌다. 하지만 한화는 이미 문동주를 주목하고 있었다. 당시 한화의 스피드건에 최고 149km/h가 찍혔기 때문이다.
모 한화 관계자는 “우리 꺼”라는 말로 주변 관계자들에게 농담 아닌 농담을 던졌다. 그때까지만해도 김도영이 압도적이었기에 그 다음 주자로 문동주를 선택하겠다는 것을 농담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런데 그 농담이 현실이 되었다.

문동주의 영원한 라이벌 김도영(사진 = 뉴스1)
문동주의 영원한 라이벌 김도영(사진 = 뉴스1)


운도 따랐다. 사실, 한화에는 김도영보다는 문동주가 필요했다. 당시 만해도 유격수 하주석이 있었고, 박정현도 준수한 활약을 하고 있었다.

송호정같은 유격수 자원도 뽑았고, 정민규도 3루쪽 자원이었다. 당시는 변우혁도 있었다. 김도영보다 문동주가 절실히 필요했다. 그런데 김도영이 미친듯한 활약을 펼쳤고, 기아는 김도영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광주연고에서 김도영만한 야수가 나오기 힘들다는 것과 당시의 박찬호의 부진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렇게 문동주는 한화 품에 안겼다. 기아의 김도영 지명이 발표되자마자 하루 만에 문동주 지명 공식 발표가 나왔다. 그만큼 만족스러운 지명이었다는 소리다.

한화의 정민혁 팀장·정민철 단장의 입가에는 함박웃음이 지어졌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문동주의 진짜 가치는 ‘인성’이다. 문동주는 고교 시절에도 인성이 좋기로 소문난 선수였다. 그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는 최근 프로야구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김서현 SNS나 하주석 음주운전사태로 크게 실망한 팬들에게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는’ 문동주의 존재는 한줄기 빛이나 다름없었다.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가 20일(한국시간) 네덜란드 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가 역투하고 있다.(한화 이글스 제공) /사진=뉴스1
한화 이글스 투수 문동주가 20일(한국시간) 네덜란드 WBC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서 선발 투수로 나가 역투하고 있다.(한화 이글스 제공) /사진=뉴스1


문동주의 인성은 선배들에게도 인정받는 분위기다. 이강철 감독이 WBC 발탁을 고려하고, 추신수가 문동주를 높이평가한 것도 실력에 더해 그런 부분도 작용을 했다. 그런 문동주가 이제는 범국제적으로 칭찬을 받고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했던 강타자 디디 흐레호리위스(33·네덜란드)는 "이제까지 내가 상대했던 선수 중 손에 꼽을만한 투수"라며 문동주의 포심을 치켜세웠다. 흐레호리위스는 2012년부터 2022년까지 MLB 1천77경기에 출전한 스타 플레이어다. 문동주는 네덜란드와의 1차 연습 경기에 선발 등판해 최고 구속 156㎞의 직구를 앞세워 1⅔이닝 동안 6명의 타자를 상대로 2탈삼진 무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로저 버나디나는 “한화의 슈퍼스타가 될 것 같다”라며 “어제 같은 공을 계속 던지면 엄청난 투수가 될 것 같다”라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내년 시즌 개막전 선발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다(뉴스1)
내년 시즌 개막전 선발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다(뉴스1)


현재 싫으나 좋으나 한화의 최고 스타플레이어는 단연 문동주다. 한화 또한 그 사실을 인정하고 문동주를 팀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벌써 개막전 선발 이야기도 솔솔 나오고 있다. 빼어난 실력에 준수한 외모, 훌륭한 인성까지 팀의 간판으로 손색이 없다는 판단을 구단도 하고 있다.

기아의 1차지명에 실패했을 때 문동주는 “도영이에게 한번 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틀렸다. 아직까지 실적이 없는 신인급 선수가 이정도까지 대우받은 사례는 없었다.


이래저래 한화 이글스와 문동주는 천생연분 그 자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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