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소봄이 기자 = 책임감과 부담감이 가득한 장녀, 첫째와 셋째 사이에서 이리저리 치이는 둘째. 누가 더 서러울까. 그 누구도 명쾌한 해답을 내리지 못한 이 난제가 다시 등장하면서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22일 누리꾼 A씨는 "둘째의 서러움은 아무도 모르나요? 그놈의 K장녀"라며 울분을 토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왜 다들 K장녀만 이야기하나요? 요즘 드라마에서도 'K장녀라 그렇다'는 대사까지 있던데, 제일 서러운 건 장녀가 아니라 '여-여-남'으로 구성된 둘째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위로는 언니, 아래로는 남동생을 둔 둘째가 가장 힘들다고 주장한 A씨는 "장녀도 장녀 나름대로 힘든 거 있겠죠, 당연히. 왜 없겠어요. 근데 모든 미디어와 밈(meme)에서 K장녀만 힘든 것처럼 말하니 둘째도 만만치 않다고 끄적이고 싶다"고 했다.
이어 "보통 제 기준(여-여-남)으로 말하자면, 언니랑 싸우면 언니한테 대든다고 혼나고 동생이랑 싸우면 누나가 돼서 동생 이겨 먹으려 한다고 혼났다"며 "꼭 부모님이 아니라 주변 어른 대부분이 그랬다"고 회상했다.
또 A씨는 둘째의 경우 언니 물건이나 옷을 물려 입지만, 남동생은 막내에 물려받아 쓰기엔 낡았다는 이유로 새로 사줄 때가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보통 첫째가 뭐든지 처음 하다 보니까 부모님께서도 굉장히 신경 쓰시는데, 같은 성별인 제가 언니와 똑같은 경험을 할 땐 굉장히 무던하셨다"며 "근데 막내가 경험할 땐 엄청 신경 쓰셨다. 막내고, 남자애니까"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이것 말고도 '네가 동생이니까 양보해라', '네가 누나니까 양보해라' 맨날 그런 이중적인 사이에서 지냈는데, 다들 K장녀만 말하니까 잘 모르겠다"고 했다.
끝으로 A씨는 "저희 언니는 첫째라고 너무 오냐오냐 자라서 오히려 철부지 같다. 그래서 K장녀를 더 이해 못하겠다"면서 둘째의 서러움에 대해 알아달라고 강조했다.
A씨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먼저 "첫째의 부담감을 알고 얘기하냐", "둘째라서 서러운 게 무슨 장녀 탓도 아니고", "삼 남매 중 둘째 서러움이 많다고 하면 되는데 왜 굳이 첫째의 힘듦을 후려치냐, "그럼 네가 첫째 해라. 나도 책임감 없는 둘째 하고 싶다", "장남, 장녀의 어깨나 얼마나 무거운지 아냐" 등 반박 의견이 나왔다.
반면 "'응답하라1988'에서 덕선이 못 봤냐. 진짜 눈물만 났다", "둘째인 나는 감정 쓰레기통 역할이었다", "첫째한테는 모든 기회를 다 주고 결과가 시원치 않으면 나한텐 아예 기회조차 안 줬다", "여-여-남 자식 구성에서 둘째 딸의 서러움은 넘사벽이다", "둘째인 친구 보면 내가 봐도 불쌍하더라" 등 A씨에 대한 공감이 쏟아졌다.
일각에서는 "첫째도, 둘째도 고생 많다. 서로 보듬어주자", "누가 더 힘든지 따지지 말자. 각자 위치에서 고충이 있다", "서로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등 갈등을 중재하는 댓글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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