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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주식시장에 다시 퍼지는 공포...VIX지수 75까지 폭등 최악 시나리오 나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7 12:03

수정 2023.02.27 13:24

이달초까지 장밋빛 일색이었던 시장과 투자자
원치 않는 미 연준 기준 금리 인상 재개론 설득력있게 퍼져
리스크 헷지 상승 통계 보여지고 전문가들 경고 일색
【실리콘밸리(미국)=홍창기 특파원】

미국 기준금리가 6%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변동성(VIX) 지수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기준금리가 6%에 도달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변동성(VIX) 지수가 다시 상승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주식시장에 다시 공포가 퍼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VIX)가 다시 심상치 않게 상승하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이 다음달 금리 인상 폭을 더 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경기 침체 우려가 되살아난 것이 VIX지수를 다시 올리고 있다. 월가에서는 다음달 안에 VIX지수가 주식시장 폭락 때나 볼 수 있는 75까지 폭등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까지 거론된다.

■연중 최저치 찍고 급상승
26일(현지시간) 시카고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VIX지수는 이달 1일 연중 최저점을 찍었지만 지난주 한때 23을 넘어 연초 수준으로 회귀했다.
VIX가 20 미만이면 시장이 안정적인 것으로 해석되지만 그 이상이면 투자자 공포로 변동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다음달에 VIX지수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보다 높은 70을 넘어설 것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제기되고 있지만 2020년 이후 처음으로 4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코로나19 발생 직후 VIX지수는 66.04까지 치솟으며 투자자들을 움츠리게 만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24일(79.13)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달 초 까지만 해도 하락 안정세를 보이던 VIX지수가 지난주 후반부터 급등한 것은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상승한 여파가 크다는 분석이다. PCE 가격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때 가장 선호하는 물가지표로 꼽힌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월 PCE 가격지수는 5.4% 올라 전년동월(5.3%) 대비 0.1% 포인트 상승했다. PCE 가격지수의 상승 폭이 전년동월보다 확대된 것은 7개월 만이다.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6월 7%에 육박하면서 4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고, 이후 상승 폭이 감소하는 추세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연준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관련, WSJ는 "연준 관계자들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0.50%포인트의 금리인상을 뜻하는 '빅스텝'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어디까지 올릴 것인 지에 대해 가늠이 안 된다는 신호다.

■증시 상승은 신기루?
올해 미국증시는 장밋빛 일색이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는 이달 초 "개인 투자자들이 2021년 이후 가장 많이 미국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자가 많을 때 급등해 주목받는 밈(Meme) 주식의 거래도 활발했다.

투자운용사 와이스멀티스트래티지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크 에드워즈는 "올해 1월 랠리 때는 연준의 긴축이 소리 없이 지나갈 것처럼 보였다"면서도 "이제 그 확실성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위기는 순식간에 바뀌었다. 불붙은 위험 헤지 수요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의 하락에서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풋옵션의 비용을 증가시켰다. 실제로 S&P500을 1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SPDR S&P 500'의 풋옵션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비싸다.

또 연준과 투자은행들에 따르면 4% 이상의 단기예금 수요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로 증가한 상태다. 머니마켓펀드(MMF)의 개인 자산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자산운용사 IFM인베스터스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라이언 웰던은 "투자자들이 매력이 희박해지고 있는 주식시장에서 떠나 가능한 한 많은 현금을 보유하기 위해 눈을 돌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CMO)인 마이크 윌슨은 올해의 주가 상승과 관련, "최고의 포모(FOMO·기회를 놓친다는 불안감)였다"면서 "한마디로 판단이 잘못된 '야단법석'이었다"고 설명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VIX) 지수가 급등하면서 미국 개미투자자들이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을 급수정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VIX) 지수가 급등하면서 미국 개미투자자들이 최대한 많은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을 급수정하고 있다. /사진=신화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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