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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자금 맡겼더니 -20%.. '연금저축펀드의 배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1 06:00

수정 2023.03.01 06:00

지난해 금리 뛰고 증시 꺼지자 수익률 추락
위험자산에 투자 안한 보험은 2%대 수익률
연금은 장기투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어
노후를 대비해 가입한 연금저축 수익률이 금융사별로 희비가 갈렸다. 자산운용사에 맡긴 연금저축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2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노후를 대비해 가입한 연금저축 수익률이 금융사별로 희비가 갈렸다. 자산운용사에 맡긴 연금저축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2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연금저축이 노후 준비와 세제 혜택을 위한 필수 금융상품으로 자리매김했으나 금융사별로 성적은 희비가 갈린다. 지난해 증시 부진 등으로 펀드가 보험에 크게 밀린 탓이다.

올해도 수익률 반등을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연금 상품인 만큼 단기보단 장기적인 성과를 따져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자산운용사 44곳 작년 평균 수익률 -20.09%

1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자산운용사 44곳이 운용하는 연금저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20.09%로 집계됐다.
단 3개 상품이 수익을 냈는데 그마저 플러스(2.38%), 유진(2.17%), 흥국(0.5%) 등 중소형사가 굴리는 펀드다.

개인연금 중 하나인 연금저축에는 이 같은 펀드 외에 보험, 신탁도 있다. 펀드는 은행·증권사에서 가입 가능하고, 주식·채권형 펀드를 비롯해 상장지수펀드(ETF), 리츠(REITs)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위험자산에 전액을 넣을 수 있어 공격적 투자성향을 지닌 이들에게 적합하다. 하지만 지난해 금리가 뛰고 주식시장이 깨진 탓에 이 같은 특징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보험은 펀드와 달리, 매월 변동되는 공시이율을 적용해 위험자산에 투자하지 않는다. 원리금보장형으로 예금자보호를 받는 대신, 초과 수익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증시 하락장에서는 장점으로 부각됐다. 실제 지난해 손해보험사(10곳), 생명보험사(17곳)의 연금저축보험 평균 수익률은 각각 2.38%, 1.95%였다.

신탁은 2018년 1월 이후 신규 판매가 중단됐으나 같은 기간 평균 수익률 1.24%로 역시 펀드의 성적을 크게 웃돌았다.

평균 수수료율 1.08%은 '따박따박'

문제는 올해 증시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금리인상 기조가 진정되며 긴축 경계심은 다소 누그러지는 분위기지만 추세적 반등을 점치기는 이르다는 것이 증권가의 중론이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지표 개선이 나타나며 경기가 예상보다 양호할 수 있단 전망이 나오는 한편 긴축과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단 우려도 있다”며 “소비 수요가 재차 약화되면서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부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수수료 압박도 커질 수 있다. 지난해 연금저축펀드 평균 수수료율은 1.08%로, 언뜻 크진 않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보험에 비하면 낮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확정수수료(사업비)를 계약 초기 일정기간 적용하는 보험과 달리, 매년 납입원금에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펀드는 갈수록 부담이 불어난다.

어차피 장기투자.. 중도 해지는 '금물'

다만, 연금저축은 장기투자 상품인 만큼 1년 성적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증시가 활황이던 2021년의 경우 펀드(8.81%)와 손해보험(1.87%) 사정이 정반대였다. 그럼에도 펀드가 큰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투자 상품의 주식·채권 편입비율이나 변동성 수준 등을 면밀히 따져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원석 한국투자신탁운용 연금마케팅부장은 “펀드는 분기 혹은 연간 단위로 성적을 매기기보다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해 시선을 길게 둬야 한다”며 “테마형이나 단기 매매는 지양하는 것이 좋다”고 짚었다.

펀드든, 보험이든 ‘중도 해지’는 금물이다. 연금저축은 세제 혜택이 있는 대신에 중도 해지시 기타소득세가 원천 징수되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소득·세액공제 및 운용수익 합산액에 16.5% 세율을 적용한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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