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가수 서문탁이 '복면가왕'에서 7연승을 달성했다. 아쉽게 8연승은 실패했지만 서문탁은 24년 차 로커의 파워풀한 보컬의 진면목을 보여주면서 '복면가왕' 출연 의미를 더했다.
27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경영센터에서는 '미스터리 음악쇼 복면가왕'(이하 '복면가왕') 속 '신이내린목소리'의 연승행진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가수 서문탁(신이내린목소리), 김선영 PD, 정겨운 PD, 김지연 작가가 참석했다.
'복면가왕'은 나이, 신분, 직종을 숨긴 스타들이 목소리만으로 실력을 겨루는 음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서문탁은 신이내린목소리로 '복면가왕'에 출연해 지난해 11월, 379회에서 가왕에 오른 뒤 7연승을 이어가다 지난 26일 방송에서 '우승 트로피'에게 가왕의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서문탁은 '복면가왕'에서 여성 로커 최장 기간 가왕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큰 족적을 남겼다.
이날 서문탁은 "제가 7연승을 하면 이런 자리가 있는 줄 몰랐다"라며 "(제작진에게) '장기 가왕을 하면 이런 기자간담회를 하냐'고 하니 처음이라고 하더라, 그래서 너무 영광스러웠다"라고 7연승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16년 출연 후 '복면가왕'에 출연하게 된 서문탁. 이에 대해 그는 "2016년에 출연을 했었기 때문에 그 뒤에도 '복면가왕'에서 출연 섭외 요청이 있었다"라며 "하지만 한 번 출연했었기 때문에 두 번 출연하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김선영 PD가 '탁이 언니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다'고 예쁘게 설득해줘서 출연했다"라고 덧붙였다.
서문탁은 출연 당시 목표에 대해 "사실은 10연승을 목표로 삼았었다"라며 "이왕 하는 거 최고가 되보자는 생각이었다"리고 했다. 이어 "그렇지만 예상은 사실 못했다"라며 "가왕을 못할 수도 있고, 1승하고 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출연하기는 했다"라고 말했다.
서문탁은 출연 당시 가장 인상 깊었던 무대에 대해 "매 무대가 그랬다"라며 "그동안 많이 해보지 않았던 무대들도 많이 했었고, 후배 가수 분들의 노래도 많이 선곡해서 해보면서 저도 배우는 게 컸다"라고 밝혔다.
서문탁은 연승 당시의 심경을 전하기도. 그는 "연승이 더해질 수록 사람이라는 게 욕심도 생긴다"라며 "계속 목표에 가야한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이게 스포츠가 아니라 음악이어서 우승만 목표로 삼을 수는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무대에 설 때는 정말 최선의 무대, 최고의 무대를 보여드리고 그걸로 만족할 수 있다면 나는 괜찮다라는 생각을 했다"라며 "그래서 8연승이 탐나기는 했지만 오신 시청자 여러분께 최고의 의무를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무신론자이지만 내 영혼을 다해서 노래 부를 수 있도록 누군가에게 기도를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서문탁은 '복면가왕'에 출연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가수로서 저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기인 것 같다"라며 "'복면가왕'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정말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분들이 나를 사랑해주고 있구나를 느꼈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또 새로운 노래들을 하면서, 후배들의 노래를 부르면서, 이 친구들이 열심히 좋은 음악 만드는 동안, 나도 음악인으로서 직무유기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어쩌면 슬럼프가 나의 나태함에서 나온 것 아닐까하는 생각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김선영 PD는 7연승을 달성한 서문탁에 대해 "지난 2016년 출연 당시와 지금의 서문탁씨는 전혀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라며 "목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도 이것을 커버하는 24년 차의 감성이 있으셨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김선영 PD는 장수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 가수들의 다양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다들 프로그램이 오래 돼서 다 소진이 됐을 거라고 하셨다"라며 "그리고 레전드급 가수들이 소진됐으니 문턱을 낮출거라고 하셨는데, 저는 다른 문을 조금씩 열어보는 느낌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얘기했다.
이어 "지금은 K팝이 글로벌한 수준으로 자리 잡고 있는데, 다양한 아이돌 중에서도 '이런 실력을 가졌어?'라고 생각할 보컬 친구들이 있다"라며 "지금 이순간에도 수많은 스타들이 탄생하고 있는데, 그 스타들을 보여주려는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하현우가 기록한 9연승의 기록이 여전히 깨지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해 김 PD는 "사실 저도 서문탁씨가 연승을 하시길래 '이러다 깨겠는데?' 싶었다"라며 "드디어 '음악대장'의 기록을 깨겠다는 생각도 해봤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대장'(하현우)이 9연승을 했다고 다른 분들의 무대가 덜했던 게 아니다"라며 "그냥 노래가 좋아서 도전한 비가수 일지라도 무대를 해서 의미를 준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끝나가는 시점에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게 공감과 힐링이다"라며 "음악 하나로 공감과 힐링이 되는 무대라면 10연승이 나오지 않더라도 더 중요한 무대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복면가왕'은 매주 일요일 오후 6시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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