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신' 놓고 싸우는 여야
27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는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하루만에 아들 학교폭력 논란으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에 대한 인사검증 부실여부를 놓고 뜨거운 공방전을 펼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인사검증을 책임지는 법무부와 추천기관 경찰청 등을 포함한 윤석열 정부의 부실한 인사 검증을 집중 공격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작 민주당이 학폭관련 법안 처리에 소극적이었다고 맞받아치는 등 치열한 명분싸움을 벌였다.
문정복 민주당 의원은 교육부를 향해 "인터넷에 치면 다 나오는 정순신 자녀 문제를 몰랐다면 책임 방기고, 알았다면 대단히 악랄한 행위"라며 "검사 출신 아버지가 (자녀) 생활기록부에 기록이 남지 않도록 온갖 법기술을 동원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영호 의원도 "이번 일을 계기로 권력층 학폭 문제에 대해 교육부와 교육위가 점검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출신의 무소속 민형배 의원도 "학폭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는 것이 드러났다"면서 "(장관이 회의에 출석을 안 했으니) 차관이라도 이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며 정부의 인사검증 부실에 대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이 학교폭력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정작 관련 법안 처리에는 반대했다고 맞받았다.
조경태 의원은 "본의원이 발의한 학교 폭력 관련 법안이 (지난 21~22일) 법안소위에서 야당 의원의 반대에 의해 통과되지 못했다. 상당히 안타깝다"며 "국회가 법안을 통과시켜 학교폭력 근절에 관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모범적으로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이 지난해 12월 발의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은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학교생활기록에 남기도록 의무화하고, 보존 기간을 폭력의 심각성에 따라 최대 10년으로 하는 내용이 골자다.
권은희 의원도 "해당 법안이 교육위 전체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교육위원들이 먼저 각성해야 한다"며 "정 변호사측 뿐 아니라 가해자들과 교육자들은 '성장하는 아이들이니 기록에 대한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가해행위가 발생했을 때 잘잘못을 판단하고, 그에 기반해서 성장과 교육을 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주당도 반박에 나섰다. 강민정 의원은 "(여당은) 야당에 책임이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국회·교육부·정부가 학교 폭력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어떤 처벌이 필요한지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고, 단세포적으로 가해자 처벌을 강화하는 방식으로만 대처해왔기 때문에 정순신 같은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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