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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끝나지 않았다" 불안감 엄습… 국내증시·환율 ‘출렁’ [장중 2400 붕괴된 코스피]

이주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7 18:21

수정 2023.02.27 18:21

외인 순매도 코스피 지지선 위협
환율도 한달 안돼 100원이나 올라
"하방 지지선 잡은 채 박스권 지속
작년만큼 떨어지진 않을 것" 전망
27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423.61)보다 20.97p(0.87%) 내린 2402.64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78.88)보다 1.42p(0.18%) 상승한 780.30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4.8원)보다 18.2원 오른 1323원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 환율이 종가로 표시돼 있다. 뉴시스
27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423.61)보다 20.97p(0.87%) 내린 2402.64에,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778.88)보다 1.42p(0.18%) 상승한 780.30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04.8원)보다 18.2원 오른 1323원에 마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 지수, 환율이 종가로 표시돼 있다. 뉴시스
2500을 눈앞에 두고 있던 코스피지수가 되레 2400 선을 위협받고 있다. 미국의 긴축이 예상보다 오래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고환율이 겹치면서 외국인의 순매도가 코스피의 지지선을 위협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의 패턴을 반복 중"이라면서도 "지난해만큼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긴축, 끝나지 않았다…"지난해 패턴 반복 중"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이날 두 차례나 2400 선이 붕괴됐다. 전장보다 0.75% 내린 2405.42로 출발해 장 초반 2383.76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장중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오후에도 2400 선이 한 번 더 무너졌으나 뒷심을 낸 덕분에 2402.64로 장을 마쳤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긴축 국면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장이 인식하는 과정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견조한 경제지표에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는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 단행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상황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인플레이션과 금리에 따라 움직였던 지난해 시장과 비슷한 양상"이라면서 "연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 중단을 넘어 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지만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 등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이 기대감이 사라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선임연구위원도 "파월 연준 의장이 디스인플레(물가상승 완화)라고 얘기했지만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의사록을 보면 '디스인플레' 언급은 전혀 없었다"며 "해당 발언이 연준 내부에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는 것은 아님을 뜻할 수도 있다. 오히려 일부 위원들은 매파적 기조였다"고 분석했다.

긴축 기조가 누그러지지 않으면서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원화값은 하락) 외국인투자자들도 국내 증시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이달 초 1220원대까지 떨어진 원·달러 환율은 한 달도 되지 않아 100원이 올랐다. 특히 이날은 전일 대비 18.2원이나 급등했다.

고환율 때문에 코스피시장의 외국인 순매수는 지난 20일 이후 자취를 감췄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연초에 환율이 낮아 외국인이 많이 들어왔지만 최근 환율이 많이 오르면서 환손실 때문에 들어올 만한 유인이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스권 지속…지난해만큼 안 떨어진다"

향후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방 지지선을 잡은 채로 박스권이 지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학균 센터장은 "제한된 범주 안에서 박스권일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피크를 치고, 파월 의장이 '디스인플레'를 얘기하는 등 기대감이 높았지만 현재 이 기대감이 흔들리는 국면이라 지난 1월처럼 올라가긴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김 센터장은 "지난해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지난해 수준으로 시장이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연준은 올해 기준금리를 5.1%라고 얘기했지만 현재 시장은 5.5%까지 예상하고 있다"며 "시장이 일단 눈높이를 높였기 때문에 연준이 더 높이지 않는 이상 긴축으로 인한 발작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장희종 부장도 "매크로 측면에서 인플레 우려가 있지만 긍정적인 재료도 있다"며 "인공지능(AI), 전기차, 중국 리오프닝 관련 부문은 강세이기 때문에 부정재료와 긍정재료가 경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시장은 각종 경제지표에 달렸다는 언급도 빠지지 않았다. 김학균 센터장은 "물가·고용 관련 지표를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유가를 포함한 원자재 가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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