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조선업계 '원·하청 이중구조 개선' 힘 모은다

김현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2.27 18:22

수정 2023.02.27 18:22

에스크로 도입해 임금체불 예방 등
원청사 5곳·협력사 상생협약 체결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 원·하청이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적정 기성금(공사가 이뤄진 만큼 주는 돈) 지급과 임금체불 예방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원청이 협력업체에 지급하는 기성금을 인상하는 대신 협력업체는 노동자의 임금인상률을 높여 원·하청 간 임금격차를 해소한다는 방안이다. 또 재하도급을 줄이고 사내 협력사로 전환할 방침이다.

고용노동부는 27일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조선 5사 원청사 및 협력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상생협약' 체결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지난해 10월 정부의 '조선업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 발표 이후 조선업 원·하청이 '조선업 상생협의체'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한 첫 결과다.

정부는 기존 법적 강제나 재정투입 방식만으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원·하청이 대화를 통해 자율적으로 해법을 마련토록 지원해왔다.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 사내하청 파업을 계기로 논란이 된 노동시장 이중구조는 원·하청이 임금과 고용 안정성 등의 근로조건에서 질적으로 큰 차이가 발생해 노동시장이 사실상 두 개로 나뉜 것을 의미한다.


협약에 따르면 우선 조선업 원청은 적정 기성금을 지급하고, 하청은 임금인상률을 높임으로써 원·하청 간 임금격차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원청이 하청에 지급하는 공사대금인 기성금은 원청이 적게 줄수록 하청의 경영악화로 이어져 그 피해는 하도급 구조의 가장 아래에 있는 하청 근로자들이 입는다. 이에 하청은 원청이 적정 기성금을 지급하는 것이 이중구조 해소의 출발이라고 주장해왔다. 그 대신 하청은 기성금이 인상되는 만큼 하청 근로자의 임금인상률을 높인다.

또 원·하청은 일한 만큼 정당한 보상이 지급될 수 있도록 임금체계 개편을 위해 노력한다.

일한 만큼 보상을 지급하는 '공정임금'을 실현하기 위해 용접 등 특정 공정에 업무 난이도와 숙련도를 반영한 임금체계를 시범도입한다. 정부는 임금체계를 개편하는 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에스크로(Escrow) 결제시스템'을 활용해 하청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불도 예방한다. 에스크로 결제시스템은 은행 등의 감시하에 묶인 계좌이다.
원청이 하청에 기성금 지급 시 인건비 항목을 에스크로 계좌에 이체하고, 하청은 원청이 보낸 것을 확인한 뒤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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