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 '후폭풍'
민주 지도부 "당 분열로 가선 안돼"
비명계 "특정인 의존 매우 잘못"
국힘 "사과하고 스스로 책임 져야"
민주 지도부 "당 분열로 가선 안돼"
비명계 "특정인 의존 매우 잘못"
국힘 "사과하고 스스로 책임 져야"
■민주당 고개드는 계파갈등
민주당 지도부는 당의 분열을 막기 위해 화합을 강조하고 나섰지만 계파 갈등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월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표결 결과가 주는 의미를 당 지도부와 함께 깊이 살피겠다"며 "어제 일로 당이 더 혼란이나 분열로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당 내 갈등을 막아보려는 노력으로 보인다. 이 대표도 전날 표결 후 기자들과 만나 "당내와 좀 더 소통하고 많은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에서는 당내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지도부의 우려에도 전날 무더기 이탈표가 당내 일각의 '기획'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계파 갈등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장 친명계는 '이탈자'가 체포동의안 처리를 무기로 '공천권 보장'을 강요한 거라고 공세에 나섰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표결은 당원과 국민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한 것이었다"며 "아마 이 대표가 국민 몰래 공천 보장을 약속했다면 이런 이탈 표는 없었을 것"이라고 썼다.
비명계는 책임은 이 대표 등 지도부에 있다고 반격에 나섰다. 비명계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에서 "(이탈 표가 무더기로 나온 원인은) '방탄 국회' 비판이나 이 대표 스스로 대선 당시 공약한 '불체포특권 폐기'를 뒤엎는 데 불편해한 의원이 많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억울한 지점이 있다고 해도 자신의 사법리스크로 당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진 데다 이대로 가다가는 당이 송두리째 낭떠러지로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당 내부에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민주 정당에서 특정인에만 의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면서 "이 대표 거취 문제를 앞서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어떤 조치가 필요한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與 이재명 사퇴 일제 압박
국민의힘이 일제히 이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나섰다. 그동안 과반수 이상의 의석수를 앞세워 양곡관리법, 간호법의 본회의 직회부 등 '입법 폭주'를 하던 강경한 민주당에 속수무책이었지만 이번 사태로 이 대표의 리더십에 균열이 생긴 것을 확인한 만큼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이 대표 사퇴 압박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소 31표, 최대 38표 가까이 민주당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에 대한 반대 의견이 나온 것으로 파악했다"면서 "이 대표가 '정치탄압'이라고 자꾸 주장해왔는데 민주당 많은 의원들조차 믿지 않는다는 걸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이 대표가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의 반대표를 위해 직접 전화를 걸며 깨끗하고 정의롭다 읍소했지만 체포동의안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한 표가 더 많았다"면서 "이 대표는 검찰의 문으로 가야 한다. 진실의 문 앞에서 국민께 사과하고 응당한 책임을 지시기 바란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간사인 정점식 의원도 "더 이상 국민들께 상처를 남기지 말고 더 큰 후회의 순간이 오기 전에 물러나라"고 거들었고, 김미애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사실상 정치적 파산선고를 받은 이 대표는 당 대표 사퇴를 포함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하태경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대표표 물러나면 계속 부결시켜 줄게. 하지만 안 물러가면 너 감옥 간다'고 협박을 한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가을 쯤 내전을 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상범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비명계의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탄핵으로 치열한 내부 갈등이 일어날 것"이라며 "이 대표가 어떤 결단을 하지 않는다면 결국 강제적인 어떤 비명계의 행동으로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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