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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식품가격 인상 고강도 압박
생수가격 인상 하루 앞둔 풀무원
"가계부담 덜기 위해 없던 일로"
주류업계도 당분간 소주값 동결
생수가격 인상 하루 앞둔 풀무원
"가계부담 덜기 위해 없던 일로"
주류업계도 당분간 소주값 동결
2월 28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정부는 식품산업협회에서 13개 주요 식품업계 대표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올해도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 식품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해에도 정부는 수차례 간담회를 통해 식품회사들에 가격인상을 자제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원가부담에 시달린 식품업체들은 가격인상을 단행하며 사실상 정부의 요청은 효과가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앞선 간담회에서 정부는 협조 요청을 하면서도 식품회사도 원가부담에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어 강하게 압박하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정부 입장에서는 뚜렷한 해결책은 없더라도 이런 액션이라도 취해 물가관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야했던 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간담회를 앞두고서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정부가 지치지않고 오르고 있는 물가잡기에 본격적으로 칼을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통신 3사와 은행권에 대해 전격 현장조사에 착수했다. 독과점 해소를 유도해 가격·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 다음 정부의 물가잡기 타깃이 자칫 식품업계로 번질 수 있어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를 앞두고 생수 가격인상을 계획했던 풀무원은 이를 철회하기도 했다. 풀무원 측은 "고물가 시대를 맞아 소비자들의 가계부담을 덜어주고자 내부적으로 이같은 결정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식품회사들에 요청했던 방향인 셈이다.
여기에 소주 가격인상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주류업계는 실제로 가격인상을 계획하기도 전에 "당분간 소주가격을 인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선제적으로 밝히기까지 했다.
앞서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은 주류업계의 소주 가격 인상설이 나오자 실태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식품회사들은 선뜻 가격인상에 나서기 힘든 상황이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상 기업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곳이 국세청과 공정위인데 이들이 움직이는 상황에서 가격인상을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눈치보기가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올해도 여전히 가격인상 요인이 지속되면서다. 대표적으로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첨가제로 활용되는 원당가격이 최근 6년내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가파르게 오르면서 식품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상기후로 인한 곡물작황을 우려하는 전망도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가부담이 높아진 식품기업들의 영업이익 하락도 가시화된 상황이다.
앞선 간담회에서 정부는 "식품업계가 대체적으로 전년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고, 영업이익률도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물가안정을 위한 업계의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당부했는데, 이제는 상황이 바뀐 셈이다.
식품기업들의 영업이익 하락이 속출하면서 정부의 압박에도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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