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후보는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소재 선거캠프에서 진행한 현안 인터뷰에서 "최소 30년은 보수가 '자유민주정권'을 지켜야 된다"며 "이를 위해선 총선 승리를 출발점으로 삼아 윤석열 대통령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당대표 되면 민주당이 가만 놔두겠나"
황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대한민국이 70% 정도는 사회주의 국가로 넘어갔다고 생각한다"며 "진보 정권이 한번 더 오면 회복이 안 될 정도"라고 주장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진보권에서 나온 '20년 집권론'에 대한 맞불로, 황 후보는 보수의 장기 집권을 위해선 '당원 중심의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그는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원장 등 주요 당직을 당원에게 전면 개방하자고 제안했다. 황 후보는 "현재 당원들에게 주어진 역할이 없다"며 "전문성 있는 분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만들자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당원 중심 정당"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국민들은 우리 당이 잘 싸우지 못해 답답해한다. 국민을 시원케 하는 정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일 그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김기현 후보를 향해 사퇴를 압박하는 것도 '30년 집권'에 방해가 된다는 판단에서다.
황 후보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보라. 여러 의혹을 달고 당대표가 되니 계속 공격을 받는다"며 "윤 정부가 잘 해나가려면 여당의 도움이 필요한데 (김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민주당이 가만 놔두겠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을 도와드리기 위해서라도 부적절한 후보는 사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황 후보는 김 후보의 '울산 KTX 노선 변경을 통한 땅 투기 의혹'을 부각하며 국면 전환을 노리고 있다. 기존 KTX 연결 도로 계획안 3가지가 폐기되고, 김 후보가 매입한 땅을 지나는 길이 새로 생긴 것을 가장 큰 의문점으로 삼고 있다. 그는 의혹에 '권력형 토건 비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방송 토론, 합동연설회, 기자회견 등에서 연달아 김 후보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安은 가는 데마다 망가뜨리고 千은 경험 없어"
그는 상대 후보인 안철수·천하람 후보에 대해서도 "가는 데(당)마다 망가트리는 당대표, 경험이 없는 당대표가 된다면 우리 당은 계속 실험 대상이 될 것"이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그합이 잘 맞을 것 같은 최고위원 후보로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을 꼽았다. 북한이탈주민 출신인 태 의원이 안보 분야에서 눈치를 보지 않고 전력을 다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제주 4.3사건이 북한 김일성 지시에 의해 촉발됐다'는 태 의원의 주장이 파문을 일으킨 것에 대해선 "역사는 하나만 보고 얘기하면 안 된다. 제주 4.3 같은 사건에 있어 '내 말이 다 답'이라고 하면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며 태 의원을 에둘러 옹호했다.
'황 후보가 4.15 부정선거 주장을 버렸다'는 분석에 대해서 그는 "전당대회는 당 지도부를 뽑기 위한 선거다. 여기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렇지만 부정선거방지대 등 저를 지원해 주는 분들은 지금도 주기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가장 큰 쟁점으로 꼽히는 '당정일체론'과 관련해 그는 "입법·사법·행정을 다 존중해야 하지만 이를 모두 총괄하는 것은 대통령이다. 그것이 대통령 중심제"라며 "대통령실과 당을 분리하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고 했다.
또 "나와 대통령 생각이 다르면 설득을 하겠지만 그럼에도 변함이 없다면 대통령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선출직인 만큼 대통령의 생각은 곧 국민의 생각이라는 설명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이 부결된 것에 대해선 "환부가 있으면 도려내야 한다"며 "환부 그냥 감싸고 가다 보면 처음에 생겼던 상처가 도져 종양이 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3.8 전당대회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그는 '당원 중심 정당'을 바탕으로 한 총선 승리 전략 메시지에 매진할 계획이다. 2일 마지막으로 열리는 서울·경기·인천 합동연설회에선 당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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