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정수 확대
선거구제 개편과 함께 재소환
野, 필요성 공감대… 與는 부정적
전문가 "특권 줄이고 국민 설득"
선거구제 개편과 함께 재소환
野, 필요성 공감대… 與는 부정적
전문가 "특권 줄이고 국민 설득"
1일 국회에 따르면 김 의장은 지난달 22일 비례대표 의석수 확대를 핵심으로 하는 3개의 선거제도 개편안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 제출했다. 그중 소선거구제를 기반으로 하는 2개의 안은 지역구 의석수는 기존 253명을 유지하고, 비례대표 의석은 기존 47명에서 97명으로 늘리는 안이다. 이에 따라 전체 의석수는 300명에서 350명이 된다. 꺼낼 때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곤 했던 금기어를 김 의장이 다시 소환한 것이다.
■여야 의견 엇갈려
야권에선 비례 의석 확대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모인 만큼 의석수 확대도 고려해볼 수 있다는 분위기다.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의석수를 확대하는 법안도 이미 김영배·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발의한 상황이다. 야당 정개특위 위원은 통화에서 "의석수를 늘리는 것이 현행 선거제도를 개선하는 데 가장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의석수를 늘리지 않고 비례성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의원 1인당 세비 삭감과 보좌진 축소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제시되고 있다. 김 의장도 인건비 동결을 바탕으로 한 정수 확대를 피력한 바 있다. 정개특위 위원 김영배 민주당 의원도 의원 당 보좌진 수를 줄이고, 정당의 유급사무직원 수를 늘려 국회 세비는 고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비례 의석 확대에 소극적인 국민의힘은 의석수 확대에도 부정적이다. 여당 정개특위 의원은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 것 같다. 여야 합의도 어렵다고 본다"고 했다. 같은당의 또 다른 위원도 "국회에 대한 국민 불신이 큰 상황에서 현실적이지 않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세비를 고정하더라도 국민 여론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견이다.
■관건은 국민 설득
정개특위가 지난 1월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회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한 국회의원 정수 확대'에는 동의하지 않는 비율(57.7%)이 동의(29.1%)보다 현저히 높았다. 합천군에 사는 김모씨는 "선거 전에 뽑아달라고 할 때는 열심히 하겠다고 해놓고 뽑히고 나면 열심히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며 정수 확대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서울시민 주모씨는 "의원 정수 확대에는 동의하나 세금을 더 쓰는 것은 반대한다. 현재 의원 한명에 대한 특혜가 너무 많다"며 "의석수는 늘리되 권한도 분산시켜 더 많은 국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선거제 개편을 위한 의석 확대를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최근 한국행정연구원이 진행한 '정치 양극화' 관련 연구에서 장승진 국민대학교 교수는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은 지역구 대비 비례대표 비중의 확대"라며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 (지역구 250:비례 125) △권역별 비례대표 도입+병립형 비례제 (비례100석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는 "적대적 공생관계를 통해 양대 정당이 누리는 기득권을 내려놓는데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히 의원정수 확대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인용된 여론조사는 1월 27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18~59세까지는 온라인 조사를, 60세 이상에 대해서는 전화면접을 실시했다. 표본 오차 범위는 95% 신뢰수준에 ±2.8%p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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