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실적악화·고금리에… 대기업도 P-CBO로 자금조달 [유동성 확보 나선 기업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1 18:26

수정 2023.03.03 10:46

국고채 3년물 금리 상승 영향
넥센타이어·롯데컬처웍스 등 사모채보다 이자비용 2%p 낮춰
건설사들도 줄줄이 자금 확보
실적악화·고금리에… 대기업도 P-CBO로 자금조달 [유동성 확보 나선 기업들]
대기업 계열사, 중견기업들이 줄줄이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에 손을 내밀고 있다. 실적악화, 고금리에 높은 조달비용 등으로 현금흐름에 빨간불이 켜진 기업들이 조금이라도 이자비용을 낮추기 위해 정책금융에 도움을 구하고 나선 것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4~27일 롯데컬처웍스, 효성화학, 코스맥스, 신세계건설, 넥센타이어 등 대기업 계열사 및 중견기업들이 대거 P-CBO를 찍었다.

P-CBO는 신용도가 낮아 회사채를 직접 발행하기 어려운 기업의 신규 발행채권을 모은 후 신용보증기금의 보증을 통해 발행하는 유동화증권이다. 최소 2곳의 신용평가사에서 등급을 받아야 하는 일반 공모채와 달리 P-CBO는 1곳에서만 평가를 받아도 발행이 가능하다.


넥센타이어는 자금 확보를 위해 처음으로 P-CBO 발행을 선택했다. 넥센타이어가 지난달 27일 발행한 P-CBO는 3년 만기 700억원어치로 표면이율은 연 4.525%에서 결정됐다. 넥센타이어는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적자전환하며 현금흐름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롯데시네마 등 영화관 등을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는 2년5개월 만에 P-CBO 시장에 돌아왔다. 이 회사는 3년물 200억원어치를 연 5.661%에 발행했다.

앞서 롯데컬처웍스는 지난달 8일 강제상환옵션까지 내걸고 사모채 발행에 나섰지만 2년물 금리는 연 7.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의 조달비용을 기록했다. 회사는 결국 P-CBO 발행을 택했고, 사모채 조달 대비 이자비용을 2%p 가까이 낮출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P-CBO 발행에는 건설사들의 참여가 눈에 띈다. 태영건설은 첫 P-CBO 조달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달 27일 연 5.519% 금리에 3년 만기 P-CBO를 찍었다.

지난달 20일 발행한 1000억원 규모 사모채 표면이율이 연 7.8%였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P-CBO 발행으로 조달비용을 연 2%p 넘게 낮춘 셈이다.

신세계건설과 KCC건설 역시 처음으로 P-CBO로 현금 확보에 나섰다. 신세계건설은 P-CBO 3년 만기 200억원어치를 연 5.215%에, KCC건설은 3년 만기 200억원어치를 연 5.757%에 발행했다. 이 밖에 효성화학(300억원), 코스맥스(200억원), AJ네트웍스(150억원)도 줄줄이 P-CBO 발행을 택했다. 이처럼 대기업 계열사와 중견기업들이 줄줄이 정책자금에 의존도를 키우는 것은 이자비용의 근간이 되는 국고채 금리가 다시 상승 폭을 키우고 있어서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초 연 3.782%에서 2월 초 연 3.1%대까지 하락했지만 2월 마지막 날 재차 연 3.797%까지 급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장기긴축 가능성에 다시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타면서 우리나라 국고채 금리까지 우상향 흐름을 탄 분위기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초부터 미국 국채금리는 상승일로"라며 "물가지표 등 대다수의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 최종 기준금리는 5.25~5.50%로 상향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연준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 차단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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