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르포] "MT서 친구 사귀는 게 목표"…첫 3월 '전면 대면' 개강에 대학가 "기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2 17:18

수정 2023.03.02 17:18

마스크 안 쓴 학생들, 웃음꽃 피워
인근 상권도 덩달아 활기 돌아
한편, 대면으로 인간관계·통학비 '부담'
2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입구에서 개강을 맞은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2일 오전 10시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입구에서 개강을 맞은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한복이 담긴 박스 3개를 양손 가득 든 두 학생이 2일 정오께 인파를 헤치며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교문을 통과했다. 동아리 연세국악연구회 소속인 연세대 철학과 박상준씨(22)와 정치외교학과 홍지혁씨(21)는 다음주 공연을 앞두고 2년 만에 공연 의상을 세탁한다고 했다. 박씨는 "옷도 빨고 악기도 수리하느라 바쁘지만 공연이 기대된다"며 웃었다.

새학기가 시작되는 2일 서울 시내 대학 컴퍼스 곳곳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코로나19 이후 첫 전면 대면 수업을 하게 된 영향이다.
학생들은 저마다 기대를 갖고 목표를 세우는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비대면 수업의 편리함을 아쉬워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았다.

■MT·합동응원전 등 행사 재개
이날 건국대학교 캠퍼스 호숫가에는 산책을 즐기는 학생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호숫가를 거닐던 건국대 사회환경공학과 1학년 최석주씨(19)는 수업과 수업 사이의 공강 시간에 아직 가보지 못한 도서관을 비롯한 시설들을 둘러볼 예정이다. 최씨는 "고등학교도 주로 비대면으로 하다가 이렇게 대학에 와서 대면 수업을 해 다행"이라며 "단체 야유회(MT)나 축제 같은 행사도 참여할 생각에 기대 반 설렘 반으로 학교에 왔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축소되거나 진행되지 않았던 행사들도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건국대의 경우 지난달 28일 4년 만에 입학식을 열었다. 연세대와 고려대는 이달에 합동응원전을 여는 등 행사가 재개돼 서울 시내 대학교들 역시 한창 들뜨고 있다.

이번 학기에 복학한 연세대 전기전자학부 2학년 전모씨(21)는 "학부가 큰 데다 휴학을 해서 같은 학과 친구들도 대부분 잘 알지는 못한다"며 "이번엔 MT에 가서 친구를 많이 사귀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대학가 인근 상권도 활기가 돌았다. 점심시간 건국대학교 앞 먹자골목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대부분 식당도 자리가 가득 찼다.

건국대 후문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50대 금모씨는 점심 장사 준비로 분주했다. 금씨는 "지난 코로나 유행 기간 매출이 거의 0에 수렴했다"며 "이제 봄이 오고 학생들도 온전히 다 돌아왔으니 거는 기대가 크다"고 언급했다.

2일 낮 12시3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개강을 맞아 등교하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2일 낮 12시35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캠퍼스에서 학생들이 개강을 맞아 등교하고 있다. /사진=노유정 기자
■"화면으로만 보던 교수님 낯설어"
코로나19 직후 입학한 20학번 등 고학번 학생들은 대면 수업에 부담을 느끼는 분위기였다.

연세대 2학년 김모씨(23)는 코로나19가 막 발생했던 당시 입학해 비대면으로만 수업을 듣다가 군대 복역 후 제대했다. 그는 인간관계가 고민이라고 이야기했다. 김씨는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던 교수님도 낯설고 싱숭생숭하다"며 "코로나 때 입학해 친구 사귈 기회도 없으니 아는 사람도 별로 없고 적응하느라 바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연세대 화학공학과 3학년인 김희정씨(25)는 "비대면 때는 점수가 후했다.
교수님께서도 앞으로 비대면 때보다 0.3점 정도 학점이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며 "대면이면 통학하는 친구는 공부할 시간도 빼앗기고 부담이 생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고물가·고금리의 상황 등의 이유로 다시 비대면 수업으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졸업을 앞둔 건국대 학생 박모씨(25)는 "지난해 2학기부터 행사가 많아지기 시작했는데 몸과 마음이 편했던 비대면 시절이 그립다"며 "대면 개강에 고물가가 겹쳐 통학 비용, 식사 비용 등 각종 돈이 들 생각에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주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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