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주업체 "아직 절반 이상 휴점상태..정상화가 먼저" 반발
[파이낸셜뉴스]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가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수년간 뱃길이 끊겼던 부산과 일본 간 항로가 부분적으로 열리자마자 곧바로 밀린 항만시설 임대료부터 요구해 입주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입주업체 등에 따르면 부산항만공사는 코로나 사태 이후 지난해 말까지 100% 감면해 주기로했던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내 부산면세점의 항만시설 사용료 중 최근 3개월분 20%의 납부를 요구하는 공문을 지난달 발송했다는 것이다.
부산과 후쿠오카 간 뱃길이 열린 시점인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올해 2월까지 사용료를 받겠다는 것이다.
입주업체들은 '해도 너무 한다'는 반응이다.
이에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입주협회 이일재 대표는 호소문을 내고 현실에 맞지 않는 시설사용료 청구를 철회하고 사용료 감면율과 기산일을 재고해달라고 주장했다.
사용료 감면 요청이 거부된다면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입주업체 측은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의 조치는 이제 겨우 영업을 시작했는데, 업체의 재기를 짓밟는 처사"라고 반발했다.
현재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에 입주한 18개 업체가 대부분을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11개 업체가 폐점하거나 영업을 중단하고 있는 상태다.
입점업체 중 가장 큰 부산면세점 부산항점의 반발이 거세다.
지난 2017년 비엔스틸라, 윈스틸, 광명잉크제조 등 16개 중견기업이 지분을 투자해 부산에서 생산한 제품 등을 면세품으로 팔아온 부산면세점은 2018년 운영 첫해 203억원의 매출을 올린 후 이전 정부의 '노(NO)재팬' 캠페인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후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계약 기간 5년 중 정상적으로 영업한 기간은 채 2년이 되지 않는다. 지난 2021년과 지난해에는 매출액 '0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해양수산부와 항만공사는 지난해 말 '국유재산 가치가 올랐다'며 연간 사용료를 기존 38억원에서 40억원으로 인상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사용 기한을 5년 연장했다.
부산면세점이 반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실상 출국승객 80~90%를 실어 나르며 터미널을 먹여 살린 대마도 노선은 겨우 주말 운항을 재개한 단계라 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이용객 수가 여전히 적은 실정이다.
코로나19 이전 6척이 오가던 대마도 노선에서는 현재 2척의 배가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에만 오가며 한시적으로 운영 중이다. 그나마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하고 승선 인원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고 있다.
현재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매일 운항 중인 노선은 후쿠오카 2개 노선과 시모노세키 1개 노선이 전부다.
평일 터미널을 찾는 인원이 200~300명 선에 그쳐 정상화까지는 어느 정도 시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면세점 측은 "100명을 넘던 직원 중에서 겨우 7명만 살아남아 영업을 이어나간다. 11월부터 뱃길이 열렸으니 밀린 사용료까지 내라는 건 그야말로 기계적인 판단 아니냐"며 "이 정도 출국인원으로는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해 면세점 면적을 줄여서라도 사용료를 줄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부산항만공사 측은 "이제 순차적으로 항로가 열리고 있으니 여객이 재개된 부분에는 사용료를 내야 한다"며 "이는 인천 등 다른 여객터미널과 동일한 해양수산부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 항만운영과 관계자는 "코로나가 완화된 상황에서 감면 100%를 유지할 수는 없다"며 "한·일 노선은 재개됐음에도 동일한 감면제도를 유지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다"고 전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