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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은 '탈중앙화'...코인 거래는 더 중앙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3 08:02

수정 2023.03.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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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블록체인은 탈중앙화를 지향하지만 가상자산 거래는 중앙화된 거래소의 아성이 견고하다. 중앙화된 거래소들이 FTX 파산 등의 악재를 겪으면서 탈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DEX)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시장점유율은 오히려 3%대로 후퇴한 상태다.

■DEX vs CEX "경쟁 5~10년 걸려"

2일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게코에 따르면 탈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 100곳의 최근 24시간 거래대금은 24억7000만달러(약 3조247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중앙화 가상자산거래소(CEX) 604곳의 거래대금은 657억달러(약 86조3429억원)으로, DEX 거래량의 19배에 달한다.

국내 블록체인 분석업체 쟁글의 장경필 리서치팀장은 "지난해 17%까지 높아졌던 DEX 거래량 비중이 올해 들어 다시 하락했다"며 "점차 강화되는 규제와 디파이(Defi) 서비스에 대한 진입 장벽 때문에 20%대를 넘어서지 못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탈중앙화 금융(DeFi)의 가상자산시장 점유율도 3.8%에 불과하다. 디파이 분석 플랫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2021년 말 1800억달러에 육박했던 탈중앙화 금융의 총 예치금(TVL)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500억달러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중앙화된 코인거래소들은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악재가 겹쳤다. 지난해 11월 글로벌 코인거래소 FTX가 파산하고 미국 금융당국이 거래소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오픈소스에 의해서만 거래되는 DEX가 크게 성장할 거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재는 기술과 시장이 영글지 않았다는 평가가 주류다. 탈중앙화 거래소 dYdX의 안토니오 줄리아노 대표는 "탈중앙화 거래소가 중앙화 거래소들과 경쟁하기까지는 5~10년이 걸릴 것"이라며 "디파이 프로토콜의 핵심 팀들이 크게 축소됐거나 인수됐다. 이 트렌드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코인리서치업체 카이코의 코너 라이더 연구원은 "CEX가 여전히 일반 투자자의 온보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DEX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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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신뢰성 확보땐 시장 양분"

전문가들은 현재 DEX가 갖고 있는 약점으로 우선 접근성을 꼽는다. 이미선 빗썸경제연구소 리서치센터장은 "가상자산 투자자가 DEX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CEX에서의 토큰 구매, 지갑 생성, 전송 등의 절차를 겪어야 한다"며 "웹2와 웹3의 연계, 사용자 경험(UX) 개선 등 개발적인 측면에서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팀장도 "DEX의 가장 큰 허들은 지갑 서비스의 불편함이다. 시드 문구를 필수적이거나 분실하면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보안과 규제에 대한 우려도 숙제로 남아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정보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해커들은 지난해 디파이 프로젝트를 120회 이상 공격해 30억달러 이상을 갈취했다.

디파이 개발자 안드레 크론제는 "규제 당국들에게 가상자산은 여전히 우선순위로 남을 것"이라며 "특히 디파이를 겨냥한 해킹과 악의적인 의도들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고 2~4년 전과 비교하면 규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미선 센터장도 "기관투자자 입장에서 규제 사각지대에 있는 DEX로 자금을 이동할 이유가 없다"며 "오히려 금융당국의 규제 안으로 들어오면 기관 투자자들의 접근이 가능해지며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충분한 매력이 있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현재의 시장과 함께 성장·상생할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장 팀장은 "중개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 DeFi 특성상 자유로운 상품 구성이 가능하고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매력적"이라며 "선진국에선 규제 하에서 운용하는 CEX가 꾸준히 성장하고 대안적인 성격의 DEX가 시장을 양분하면서 상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선 센터장은 "향후 DEX와 DeFi의 활성화는 현재 이더리움의 업그레이드에 달려있다"라며 "이번 3월의 상하이 업그레이드, 오는 5월 칸쿤 업그레이드를 기점으로 토큰들이 DeFi 안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눈에 띄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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