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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1억 로또 잡자”… 현대차 채용사이트 첫날부터 ‘다운’ [현대차 생산직에 쏠린 관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2 18:36

수정 2023.03.02 18:36

고용세습 폐지 후 첫 대규모 채용
400명 모집에 20만 지원설 나와
평균연봉 1억 수준·정년 보장
취준생 사이 '킹산직'으로 불려
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대자동차 채용 부스에서 상담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박람회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기업 100여개가 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2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현대자동차 채용 부스에서 상담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박람회에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기업 100여개가 오프라인으로 참여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현대자동차가 10년 만에 전격 실시한 생산직(기술직) 신규 채용에 지원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서류접수 첫날인 2일 현대차 채용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정년이 사실상 보장되는 데다 평균연봉이 1억원 수준에 이를 정도로 처우가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취업준비생은 물론 일반 직장인, 퇴직자까지 이번 생산직 채용에 큰 관심을 보였다. 400명을 뽑는 이번 채용에는 20만명가량이 지원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채용되면 로또"…500대 1 예상

취업준비생 사이에서 현대차 생산직은 '킹산직(생산직의 왕)'으로 불린다.

신입 생산직 초봉의 연봉이 약 5000만원으로, 특근수당과 성과급 등을 포함하면 대략 7000만원대다.
이후 평균연봉이 9600만원(2021년 기준, 호봉제)으로 특근수당을 더하면 1억원을 훌쩍 넘는 데다 만 60세 정년보장과 정년 후에도 계약직으로 1년 더 근무할 수 있어 신입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무엇보다 '10년 만에 실시되는 채용'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의 생산직 채용은 지난 2013년이 마지막이었다.

현대차는 세부적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이날 채용 홈페이지 방문기록은 수십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사람이 여러 번 접속을 시도한 경우를 고려해도 이런 기세라면 서류접수 마감일인 오는 12일까지 지원자가 20만명에 이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략 500대 1까지 치솟을 수 있다. 당초 '10만 지원설'을 넘어 '20만 지원설'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현대차의 마지막 생산직 채용이 이뤄졌던 2012~2013년 경쟁률은 각각 200대 1, 1100대 1을 기록했다. 특히 과거에는 4년제 대졸자는 사실상 채용에서 배제됐지만 이번엔 고등학교 졸업 이상, 연령·성별 제한이 없어 경쟁률이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를 비롯, 네이버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현대차 생산직 채용 홈페이지 접속을 기다리고 있다는 글이 올라왔다. "무스펙 지원이라고 해서 남편이 지원하려고 해서, 응원해주려고 합니다." "10년 만에 한 번 열리는 채용이라 로또나 다름없다." "연령무관이라는데 30대, 40대도 채용될까요" 등의 글이 게시됐다.

출판사들도 발 빠르게 수험서를 내놨다. 이날 기자가 방문한 서울 강남 대형서점의 대기업 취업수업서 코너엔 현대차 기술직 관련 서적이 몇 권 남지 않았다. 온라인 구매를 통해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현대차 노사는 작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 2024년까지 기술직 700명을 채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채용에선 400명을 채용하고 내년에 300명을 추가로 뽑는다.

■고용세습 폐지 후 대규모 채용

이번 채용은 2019년부터 중단된 현대차 고용세습 폐지가 실제로 적용되는 첫 대규모 신규 채용이라고 할 수 있다.

현대차의 고용세습은 숱한 비판 속에 2019년부터 중단됐다. "일자리 대물림으로, 다수의 구직자에게 좌절감을 안긴다"는 법원(2013년 울산지법)의 지적이 있었으며, 이어 2018년엔 정부의 시정명령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지원도 하기 전에 '노조원 OOO 아들' 등의 내정자가 있을 것이다" "노조 누구에게 말하면 된다더라" 는 등의 뜬소문도 만만치 않다.

현대차 관계자는 "2019년 임단협 협의부터 고용세습이 단절됐다.
고용세습은 있을 수 없다"면서 "10년 만에 실시하는 기술직 신입사원 채용인 만큼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 아래 진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월 현대차 노조 역시 "채용 관련 어떠한 불법행위도 근절한다"는 이례적인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현대차 생산직 채용은 7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며, 입사교육 이후 9~10월 현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cjk@fnnews.com 최종근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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