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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민 "'빨간풍선' 쉬운 장면 없어…문영남 작가 칭찬 기뻤다" [N인터뷰]④

뉴스1

입력 2023.03.03 07:02

수정 2023.03.03 07:02

배우 정유민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정유민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정유민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정유민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빨강 풍선’ 정유민 인터뷰. 2023.3.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 ‘빨강 풍선’ 정유민 인터뷰. 2023.3.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26일 종영한 TV조선 주말드라마 '빨간풍선'(극본 문영남/연출 진형욱)으로 서지혜 홍수현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주목받은 이는 배우 정유민이었다. 정유민이 활약한 '빨간풍선'은 우리 모두가 시달리는 상대적 박탈감, 그 배 아픈 욕망의 목마름, 그 목마름을 달래려 몸부림치는 우리들의 아슬아슬하고 뜨끈한 이야기를 드린 드라마. '소문난 칠공주' '조강지처 클럽' '수상한 삼형제' '왕가네 식구들' '우리 갑순이' '왜그래 풍상씨' '오케이 광자매'를 히트시킨 문영남 작가가 집필했다.

정유민은 극 중 주인공인 조은강(서지혜 분)의 동생인 조은산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조은산은 MZ세대 아이콘답게 힙하면서도 쿨한 면모를 지닌 인물로, 사춘기 시절 아버지의 외도를 목격한 후 연애도 하지 않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그런 그는 경리로 일하게 된 회사의 사장 지남철(이성재 분)과 만나 사랑에 빠졌다.
장인과 장모에게 고된 처가살이를 당하고 있는 지남철에게 점차 안타까운 감정과 연민을 느끼다 돌이킬 수 없는 감정에 빠져들고, 급기야 지남철의 이별 통보에도 마음을 거두지 못하는 절절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정유민은 '빨간풍선' 마지막 회에서 지남철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다 "중꺾마"(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라고 말하는 조은산의 대사로 큰 화제를 모았다. MZ세대 캐릭터인 만큼 '어쩔TV' '할많하않' 등 많은 줄임말을 썼던 캐릭터였으나, 이별해야 하는 진중한 순간에 "중꺾마"라고 말해 이목이 집중된 것. 그는 화제의 대사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면서도 "이로 인해 '짤'들이 많이 생겼더라, 카톡도 많이 오고 재밌는 반응이 많더라, 반응을 재밌게 즐기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정유민은 "중꺾마" 대사를 어색하지 않게 소화하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으로도 호평을 끌어냈다. 지남철 역의 이성재와는 21세 차 연기 호흡을 선보였고, 불륜 설정에도 시청자가 납득할 수 있을 만한 연기력으로 '빨간풍선'을 통해 재발견을 이뤄냈다. 지난 2012년 OCN 드라마 '홀리랜드'로 데뷔한 후 다수 작품에서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다 '빨간풍선'으로 배우로서 또 한 번 도약하는 성장도 보여준 그다. "단 한 장면도 쉬운 장면이 없었고 매 순간 한계에 부딪히고 깨나갔던 작품"이라는 말로 그가 쏟았던 노력 또한 짐작됐다. 정유민을 만나 '빨간풍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N인터뷰】③에 이어>

-서지혜 배우와는 '불륜 자매'로 주목받았다. 서로 어떤 이야기를 나누며 자매 호흡을 맞췄나.

▶언니는 모르겠지만 저는 일단 많은 의지가 됐다.(웃음) 은산이와 은강이가 자매가 다 불륜을 저지르고 서로 위로해주고 그런 모습이 보였다. 실제 제 마음도 혼자가 아니라 의지가 된다고 느꼈다. 연기하면서도 어렵거나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언니에게 '어떤 것 같냐'고 조언도 구하고 의견도 나눠주시고 했다. 너무 진짜 언니처럼 감사한 기억이 있다.

-은강이가 가발을 쓰고 바다 행세를 한 장면이 화제였다. 그 당시 은산이가 은강의 그런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실제로도 은강 언니한테 '언니가 실제로 그러면 가슴이 철렁 앉을 것 같다'고 했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본 언니는 너무 귀엽더라. 머리를 저렇게 하고 있으니까 순둥순둥 너무 귀엽다 했다.(웃음) 언니를 보면서 감정에 몰입해서 가슴이 내려앉는 장면인데 순둥순둥 귀여운 느낌이 있었다.

-감정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장면은.

▶남철과 이별을 겪는 시점부터 끝날 때까지 힘들었다. 쉽게 가는 장면은 단 한장면도 없었다. 이별 이후의 감정 라인은 훨씬 더 많은 고민과 연습을 필요로 했고, 집중력도 필요했다. 에너지 소모가 정말 많이 됐다.

-문영남 작가의 피드백은 없었나.

▶한번씩 방송을 보다가 작가님께 문자를 보냈을 때가 있었다. 작가님께서 '기특하다'고 칭찬도 해주셨다. 그때 정말 기뻤다. 리딩 할 때도 다독여주시면서 보완할 부분도 따뜻하게 말씀주시기도 하셨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성장, 발전한 것을 느끼나.

▶촬영하면서 모든 에너지를 썼기 때문에 의식할 새가 없었다. 한 장면도 쉬운 장면이 없었는데 매순간 한계에 부딪치고 깨나가는 느낌으로 촬영했다. 정말 고민하고 노력해서 찍은 작품이었는데 좋은 얘길 해주시는 걸 보니 전보다는 발전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봤다. 그런 부분이 감사하다.

-2012년에 데뷔해 12년 차 배우가 됐다. 긴 시간 활동해온 시간이 느껴지나.

▶이번에 새삼 느꼈다. 선배님들도 '너도 일찍부터 활동했구나'라고 하시더라. 어느날 뒤돌아보니 그랬더라.(웃음) 연기가 재밌어서, 너무 좋아서 열심히 해왔고 역할을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으로 해왔다. 대사 한마디 없는 역할부터 대본 한쪽 짜리 장면까지, 나름의 노력과 애정을 갈아넣으며 연기해왔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발자취를 새겨봤는데 '정말 열심히 했구나' 싶더라.

-연기 원동력은 무엇인가.

▶연기가 너무 좋다. 가만히 있을 때도 연기와 연결짓곤 한다. 제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 살아보면서 사람에 대한 이해와 탐구 같은 걸 할 수 있다는 게 즐겁다. 사회와 인간, 관계 등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게 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 같기도 하다. 연기를 함으로 인해 얻는 즐거움이 크다.

-현재 대학원 학업도 병행 중이더라.

▶학업은 대학에 입학할 때부터 꿈 같은 목표였다. 어릴 때 부모님께서 그렇게 공부를 하라고 하면 하기 싫었는데 좋아하는 일을 하게 되니 이런 목표가 생기더라. 연기에 대한 공부를 깊이 있게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는데, 일도 같이 병행하다 보니 쉽지 않았지만, 그 의지 만큼은 '중꺾마'였다.(웃음) 촬영하면서 학교를 못 다니는 것 아닐까 했지만 도전했다. 다행히도 학업까지 잘 소화했지만, 밤 새워서 공부하다 보니 쌍코피도 나더라.(웃음) 과제도 밀리지 않게 하려다 보니까 코피가 났는데 그 또한 재밌었다. 병행하는 게 힘들 거라 생각은 했지만 힐링이 되기도 했다. 연기는 감정을 쓰면서 쏟아내는 과정이기도 한데, 공부로 자극을 받으면 인풋이 생기더라. 에너지를 충전하는 과정이 즐겁다.

-12년 차 배우이지만 아직도 갈증을 느끼는 장르나 캐릭터가 있다면.

▶늘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있다고 느낀다. 아직 못 해본 게 많아서 다 하고 싶고, 다양한 역할을 만나보고 싶다. 의사나 법조인 같은 전문직을 다루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심리극도 해보고 싶다.

-'빨간풍선'은 어떤 작품으로 남을까.

▶그간의 연기 생활에 있어서 어떻게 나아갈지 마음을 다잡게 해준 드라마다.
많은 분들의 사랑도 받았고, 큰 배움과 깨달음을 얻은 현장이기도 했다. 선배님들 통해서 느끼는 게 많았는데 여전히 열정적이시고 성실하신 모습에 이분들이 오래 연기하시는 이유를 깨닫게 됐다.
그런 모습을 배우고 닮아가고 싶다는 의지를 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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