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쌍방울그룹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한 방용철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성태 전 회장 간 친분 관계에 대해 '친하단 표현은 적절하지 않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전화통화를 한 건 목격했으나, 두 사람이 직접 마주한 적이 없었단 이유에서다.
방 부회장은 3일 수원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신진우)로 열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뇌물 사건 17차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지사는 특정경제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상태다. 방 부회장 또한 이 전 부지사에 대한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 신분이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미래산업 이사로 재직했던 A씨의 참고인 조서를 들어 보이며 '김 전 회장, 이 대표, 방 부회장, 이 전 부지사가 전부 가까운 관계라고 했는데 사실이냐'고 방 부회장에게 물었다. A씨는 지난 1월17일 이 전 부지사의 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도 했다.
이에 방 부회장은 "이 대표와 가깝다고 할 수가 없는 게 (김 전 회장과) 대면한 적이 없다. 이 전 부지사를 통해 전화한 건 있다"며 "내가 알기론 두 사람이 사적으로 만났다거나 개인 전화로 연락한 건 없던 것 같다"고 증언했다.
방 부회장은 '회사 내에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가깝다고 소문이 났다는 A씨의 진술은 어떻게 보느냐'는 검찰의 물음엔 "회사 내 제일 어른이 회장인데 항상 저녁 식사자리에 '경기도와 할 수 있는 게 있으면 해봐라'고 말했다. 그 자리에 참석했던 직원들이 그 소리를 듣게 되면 당연히 소문이 날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이 대표와 총 3~4차례 전화통화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근인 이 전 부지사를 통해선 2019년 1월17일과 2020년 말, 2022년 1~2월 등 2~3차례 통화했고, 나머지 1번은 건설업자 이모씨를 통한 것이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이 가운데 이씨를 통한 전화연결에 대해선 2020년 말쯤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만난 이씨가 '이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고자 전화통화 연결을 시켜줬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은 이씨가 쌍방울그룹 계열사 사외이사와 이름이 같단 점에서 동일인물 여부 등 그 진위를 파악하는 중이다.
앞서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2019년 1월17일 중국 선양에서 중국과 경기도, 쌍방울그룹 간 저녁자리 당시 이 전 부지사가 휴대전화로 이 대표를 바꿔줬고 이 대표가 자신에게 '고맙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대표가 연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이 불거졌던 2022년 1~2월엔 이 전 부지사 휴대전화를 통해 이 대표와 통화하며 "쌍방울이 난감하게 됐다" "사실이 아닌데 난리냐" 등의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검찰에 밝혔다.
그동안 검찰은 김 전 회장과 이 대표 간 접점을 찾기 위해 쌍방울그룹 관계자 등 다수의 인물을 소환, '김 전 회장이 이 대표와 2차례 정도 전화통화한 것을 목격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김 전 회장이 주장한 이 대표와의 전화통화 3~4차례와 직원들이 진술한 2차례 등 최소 5차례 통화를 했는지 여부도 조사 중이다.
그러나 이 대표와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과의 전화통화 및 연결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