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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분한 개딸들, ‘수박깨기’ 집회 진행...이재명 “내부 공격 중단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5 10:06

수정 2023.03.05 10:06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3.03. bjk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3.03. bjko@newsis.com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들이 당내 비명(비이재명)계를 겨냥한 ‘수박깨기’ 집회를 진행했다.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비이재명계 인사들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은어다. 겉은 민주당이어도 속은 다르다는 뜻이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모인 ‘더불어 수박깨기운동본부’는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수박깨기’ 집회를 진행했다. 15명 가량의 지지자들이 이번 행사를 위해 결집했으며 수박 두 통과 100여개의 수박 모형 풍선들도 준비됐다.


민주당사 앞 '수박 깨기' 집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23.3.3 uwg806@yna.co.kr (끝)
민주당사 앞 '수박 깨기' 집회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관계자들이 비명계 의원들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23.3.3 uwg806@yna.co.kr (끝)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진행된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민주당 이탈표가 40표 가까이 나오자 일부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은 비명계 의원들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주장하며 ‘수박 색출’에 나선 바 있다. 이들은 이에 더해 직접 ‘수박깨기’ 집회를 열며 비명계 의원들을 규탄하고 나섰다.

이날 집회의 진행을 담당한 사회자는 “민주당 의원이 어떻게 대표를 배신하고 당원을 배신하고 말도 안 되는 가결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겠나. 이건 반란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회자가 “이재명 대표를 협박하고 겁박하며 공천 주지 않으면 가결에 투표하겠다고 한 의원들이 몇 명이냐”라고 묻자 지지자들은 “40명 가량”, “내부의 적이 무섭다”고 호응했다.

발언에 나선 한 30대 여성 지지자는 “이재명 대표가 있는 한 그 분이 어떻게 되든 끝까지 믿고 지킬 테니 수박은 내 말 잘 들어야 한다”며 “다음에 또 우리를 실망하게 만들면 이렇게 만들 것”이라며 수박 모양의 풍선을 밟아 터뜨리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3.03. bjko@newsis.com /사진=뉴시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들로 구성된 더불어수박깨기운동본부 회원들이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 반란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3.03.03. bjko@newsis.com /사진=뉴시스
다른 참석자는 트럭에 올라 수박을 주먹으로 깨며 ‘수박들 꺼져라’고 소리치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후 집회 참석자들은 수박을 나눠 먹기도 했다.

한편 이 대표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부를 향한 공격이나 비난을 중단해주시길 부탁드린다. 이것은 상대 진영이 가장 바라는 일”이라며 강성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촉구했다.

이 대표는 ‘명단 제작, 문제 폭탄, 제명 요청..누가 이득 볼까요?’ 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저의 체포동의안 국회 표결 이후 우리 당 몇몇 의원님들에 대한 명단을 만들고 문자 폭탄 등의 공격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명 요청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을 매우 엄중히 지켜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시중에 나와 있는 명단은 틀린 것이 많다. 5명 중 4명이 그랬다고 해도 5명을 비난하면 1명은 얼마나 억울하겠느냐”라며 “자신이 한 일도 아닌데 누명을 당하는 심정...누구보다 제가 잘 안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시청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후 서울 시청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이 대표는 “우리 안의 갈등이 격해질수록 민생을 방치하고 야당 말살에 몰두하는 정권을 견제할 동력은 약해진다.
이럴 때 가장 미소 짓고 있을 이들이 누구인지 상상해달라”라며 “이간질에 유효한, 전혀 사실과 다른 명단까지 나도는 것을 보면 작성 유포자가 우리 지지자가 아닐 가능성도 커 보인다”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배제의 정치는 결코 통합의 정치를 이길 수 없다고 믿는다.
네거티브가 아니라 포지티브로, 억압이 아닌 긍정의 힘으로 더 많은 지지를 획득 할 수 있다”라며 “민주당이 잘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지 검사 독재정권이 벌이는 무도한 수사의 진실은 무엇인지 더 많이 알려달라”라고 덧붙였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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