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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경색에 온투업체 연체율 15% 넘어 20% 육박

이승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5 15:03

수정 2023.03.06 11:00

부동산담보대출 차주,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경색의 이중고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지난해 초 온투업 투자를 시작한 A씨는 최근 이어지는 만기상환 지연 소식에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보다 수익률이 높다는 장점에 온투업으로 눈길을 돌렸던 A씨였다. 투자한 상품에 연체가 발생한 경우 통상 정상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점을 고려했을 때 더 투자해도 되는지 A씨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지속돼온 부동산 수요 감소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금리 상황에 부동산 가격 하락이 겹치면서 차주들의 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업체에서는 부동산담보대출마저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5일 온투업체 투게더앱스는 지난 1월 연체율을 15%에 육박한 14.91%로 공시했다.
연체율은 30일 이상 원금 상환을 지연한 대출 채권을 전체 대출 잔액으로 나눠 산출한다. 지연이 90일 이상 지속될 경우 해당 채권은 부실로 처리된다.

이는 지난해 11월 8.04%, 12월 11.26%였던 것이 3개월 연속 꾸준히 증가한 것이다. 온투업 감독 규정은 상품 연체율이 15%를 초과할 경우 관련 사실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이미 연체율 15%를 넘어선 업체도 속속 등장했다. 대출잔액 상위 20개사 가운데서는 다온핀테크가 19.37%로 비교적 높은 수준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오아시스펀드(18.45%)는 지난해 12월 말 13.34%였다가 올해부터 연체율 15% 이상인 업체에 포함되게 됐다. 이는 특히 부동산담보대출의 연체율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온투업 관계자는 "온투업은 주식 등 변동성이 큰 상품에 비해서는 리스크가 후행하지만 최근 고금리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며 "특히 부동산 실거래가 하락으로 인한 현상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세가 하락하면 리스크를 고려해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할 때의 금리가 높아진다. 이에 부동산담보대출 차주는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경색의 이중고를 견뎌야 하는 것이다.

실제 온투업체 대출잔액 상위 3개사(피플펀드·투게더펀딩·8퍼센트) 연체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 3개월 동안 꾸준히 증가한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이 특히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피플펀드는 연체율이 지난해 12월 2.03%에서 지난 1월 3.14%로 1.09%p 높아졌다. 이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은 1.45%p(2.13%→3.58%)로 더 큰 폭 높아졌다.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0.80%에서 0.87%로 0.07%p 높아지는 데 그쳤다.

8퍼센트는 같은 기간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이 오히려 하락(1.64%→1.51%)했다.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과 함께 총 연체율이 약 3%p가량 증가하는 가운데서다. 투게더앱스는 부동산담보대출 연체율이 3.66%p 급등했지만 개인신용대출 연체율은 꾸준히 0%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전체 온투업체 대출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이다. 온투업 중앙기록관리기관(P2P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온투업 등록업체의 전체 대출잔액 가운데 부동산담보대출의 비중이 69%에 달했다. 나머지는 개인신용대출(13%), 어음·매출채권 담보대출(7%),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5%) 등으로 채워졌다.

다만 현재 연체율이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온투업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 온투업 관계자는 "연체와 부실은 다르다.
연체는 상환되기도 한다"며 "투자할 때 유사 수신을 하는 업체는 아닌지 분산투자를 권하는지 등을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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