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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인수전 유리해진 하이브… 카카오, 공개매수 반격 나서나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5 18:15

수정 2023.03.05 18:15

카카오 SM 신주취득, 법원 제동
20% 안팎 지분 확보한 하이브
주총서 경영권 확보에 총력
카카오, 지분 9% 확보계획 무산
공개매수로 인수 뛰어들지 주목
SM 주가 상승세에 부담 커져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최대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신주 발행에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인수 주체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SM 주식 추격매수 중단" 관측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지난 3일 이수만 전 SM엔터 총괄 프로듀서가 제기한 신주 및 전환사채(CB)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신주 발행은 사실상 취소됐다. 증권업계는 "하이브 측의 SM엔터 지분 39.8% 확보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앞서 SM엔터는 지난달 7일 카카오에 대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및 CB 발행을 결정했다. CB의 보통주 전환을 가정했을 때 카카오는 9.05%의 지분을 확보, SM엔터의 2대주주로 등극할 예정이었다.

이 전 총괄 프로듀서는 이에 반발해 신주 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하이브에 지분 14.8%를 넘기는 계약을 체결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 판결로 지난달 중순부터 진행돼온 기타법인의 추격매수가 중단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타법인은 지난달 16일 849억원어치, 28일에는 1339억원어치를 매집했다. 이를 두고 '카카오와 관련 있는 법인의 의도적 매수'라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M엔터 경영진의 '우군'이었던 카카오가 지분 9.05%를 확보하지 못하게 되면서 기타법인을 통한 추매는 중단될 공산이 크다"며 "하이브가 약 20%에 가까운 SM엔터 지분을 확보하면서 향후 카카오의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

하이브는 이미 SM엔터의 1대주주로 올라선 데다 지분 경쟁에서도 크게 앞서나가고 있다. 하이브는 이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에 더해 풋옵션이 걸린 남은 지분 3.65%도 확보할 전망이다.

또 최근 갤럭시아에스엠으로부터 사들인 지분 약 1%까지 확보한 지분율은 모두 20%에 육박한다. 여기에 일부 소액주주가 공개매수에 응한 것으로 가정할 경우 20% 안팎의 지분 확보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심 중인 카카오, 공개매수 주목

하이브는 기세를 몰아 이달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하이브는 이달 2일 주주제안 캠페인 페이지 'SM 위드 하이브(SM with HYBE)'를 개설하고 새로운 SM의 비전을 공개하며 의결권 위임을 호소했다. 법원의 결정이 나온 3일에는 "이번 결정을 통해 SM의 현 경영진이 회사의 지배권에 영향을 미치려는 위법한 시도가 저지되고 이제 모든 것이 제 자리를 찾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카카오 측과 SM 경영진은 유상증자와 CB 발행으로 확보하려던 지분(9.05%)이 사라지면서 고심하는 모습이다.

카카오는 당초 하이브에 비해 SM엔터 인수에 무관심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연초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의 대규모 투자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단독 상장 등이 모두 SM엔터 인수와 연결되며 절박함이 드러났다.

카카오엔터는 지난달 24일 사우디 국부펀드 등에서 유치한 1조2000억원 중 1차 납입금 8975억원을 받았다. 이에 따라 카카오가 상황을 전환하기 위해 공개매수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SM엔터의 공개매수 가격을 14만~15만원으로만 가정해도 매수 비용은 최소 1조3000억원에 달해 비용 부담이 크다.

시장 일각에서는 코너에 몰린 카카오가 하이브와 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1일 컨퍼런스콜에서 "카카오가 경영권에 관심이 없다는 전제로 해당 사업제휴 내용이 SM엔터에 도움이 된다면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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