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는 2006년 미국 측에 스티븐 리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청구한 지 17년 만에 이씨를 체포했다고 5일 밝혔다.
이씨는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다. 2003년 미국계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헐값으로 사들인 뒤 되팔아 큰 차익만 챙기고 국내에서 철수했다는 의혹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씨는 의혹이 불거지자 2005년 미국으로 도피했다. 시민단체 등의 고발로 2006년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미국에 범죄인인도를 청구했다. 이씨는 2017년 8월 체포됐지만 이탈리아법상 공소시효 도과 등을 이유로 현지에서 석방됐다.
법무부는 이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후 미국 당국과 법리 검토 등 지속적으로 협의해왔으나 절차 진행이 장기화되자 지난해 새 지휘부를 구성하고 사건 전면 재검토에 착수했다. 이후 지난 2월 일본에서 개최된 '아·태 지역 형사사법포럼'에 참석한 이노공 법무부 차관은 이씨에 대한 범죄인인도 절차의 신속한 진행을 요청했고, 미국 측이 이씨의 최신 소재지 분석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적극 공조하면서 그를 검거할 수 있었다는 것이 법무부 설명이다.
법무부는 미국 측과 협조해 범죄인 인도 재판을 진행하고 이씨를 신속하게 송환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국외로 도피해 사법 정의를 회피하고 있는 범죄인들을 끝까지 추적해 신병을 확보하고 송환하는 데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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