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5일 종영한 tvN 주말드라마 '일타 스캔들'(극본 양희승/연출 유제원)은 사교육 전쟁터에서 펼쳐지는 국가대표 반찬가게 열혈 사장 남행선(전도연 분)과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 최치열(정경호 분)의 달콤 쌉싸름한 로맨스를 그려냈다. 시청자들은 흥미진진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를 반겼고, 덕분에 두 자릿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특히 '일타 스캔들'은 '연기 맛집'으로 입소문을 탔다. '로코 여신'으로 17년 만에 완벽히 귀환한 전도연을 비롯해 '병약 남주'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 정경호, 능청스러운 연기로 극에 녹아든 이봉련, 주변에 있을 법한 '빌런'으로 분한 김선영, 카리스마 넘치는 장영남까지 베테랑 배우들이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며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었다.
남행선의 동생이자 발달장애인인 남재우를 연기한 오의식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남재우는 경미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인물.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캐릭터라 섬세하게 연기해야 했기에 오의식 역시 연구하면서 고민이 많았다고. 그러나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회사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 뒤, 남재우를 틀 안에 가두기보다 '남재우' 그 자체로 그리려고 노력했다.
또한 오의식은 '일타 스캔들' 팀의 끈끈한 팀워크도 자랑했다. 착한 사람들이 만나 좋은 작품을 만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오의식은 작품이 종영할 때까지 그 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며 '일타 스캔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작품을 마친 오의식을 최근 뉴스1이 만났다.
-'일타 스캔들'이 인기리에 종영했다. 작품에 참여한 소감이 궁금하다.
▶'일타 스캔들' 팀을 만나 너무 행복했다. 촬영할 때마다 즐거웠고, 그 결과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과 응원을 받아 행복했다. 푹 빠져서 촬영해서 아직까지 캐릭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연기를 할 때 상대 배우의 눈을 쳐다보는 걸 어색해하고, 경호랑 메신저를 할 때도 '치열이 매형'이라고 부르고 그런다.(미소)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은데, 주변 반응도 궁금하다.
▶사실 지인들이 내가 나온다고 해서 무조건 작품을 보진 않더라. 그래서 종종 '방송하는 거 있어?', '촬영 중이야?' 이런 질문을 하는데, 요즘에는 그런 질문을 하지 않고 '일타 너무 재밌어'라고 해서 드라마를 많이들 보신다는 걸 느꼈다.(미소) 누가 범인이냐고도 물어보는데 그건 냉정하게 알려주지 않았다.(웃음)
-극 중 남재우는 경미한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캐릭터라 접근하면서도 고민이 많았겠다.
▶재우는 사회활동도 하는 친구로, 그동안 드라마와 영화에서 접하던 발달장애인과는 조금 다르다. 이런 캐릭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 다양한 자료들을 찾아보고 공부하다가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회사를 알게 됐고, 사회 활동을 하는 발달장애인들을 만날 수 있었다. 초반에는 캐릭터에 대한 정답, 특별함을 찾고 싶었지만, 그분들과 일하면서 정답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저분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으신다고?'라는 생각이 드는 분도 있고, 그동안 여러 작품에서 접해왔던 (수준의) 자폐인 분들도 있었다. 그래서 고민을 하다가, '발달장애인'이 아닌 '남재우'에 초점을 맞춰 캐릭터를 연구했다. 특별한 사람이 아니라, 그냥 행선이 동생, 해이 삼촌, 반찬가게 직원으로 그려졌으면 했다. 그 과정에서 작가, 감독님과도 의견을 많이 나눴다.
-연기하면서 특히 어려웠던 장면이 있나.
▶그런 지점은 있었다. 자폐인들이 감정 표현에 서툴고 눈물도 안 보인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을 어떻게 표현할지는 고민되더라. 14회에서 사고당한 해이를 본 재우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많은 조언을 구했다. 가족 중 자폐인이 있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우는 모습은 본 적이 없는 것 같다'라고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는 걸까'라고 질문했을 때 그건 아닌 것 같다고 하더라. 정답이 없는 거다. 그래서 눈물 흘리고, 안 흘리고를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기보다, 드라마적 허용일 수 있지만 성장하는 재우가 가족을 위해 진심으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을 표현하고자 했다.
-많은 고민 끝에 연기했지만, 특정 에피소드에서 장애인 묘사가 아쉬웠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양한 반응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그런 경험을 하셨다는 분들도 있더라. 요즘에는 시민의식이 정말 높아졌지만, 반대로 그렇지 못한 케이스도 있다. 무엇이 맞다, 틀리다고 할 수 없지만 아직까지 더 좋아져야 하는 지점도 남아있다고 본다.
-극 후반부 갑작스레 진행되는 김영주(이봉련 분)와 남재우의 러브라인이 당황스럽다는 반응에 대한 생각도 궁금하다.
▶영주와 재우도 좋은 사이로 남게 됐는데, 둘이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게 있을 수 없는 일은 아니다. 재우도 영주누나의 갑작스러운 고백에 혼란스러워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시청자들이 보기에 전개가 빠를 수는 있겠다 싶었다. 반면에 좋아하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있더라. 어떤 반응이든 시청자들이 영주와 재우를 아끼신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원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갈 때 더 안타까워하시는구나 싶다. 많은 반응들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일타 스캔들' 팀과 사석에서도 종종 만나는 것 같다. 많이 친해졌나 보다.
▶연락도 자주 하고 사석에서도 종종 만난다. 이번주에도 마지막 방송을 같이 보기로 했다.(웃음) 드라마가 가족 이야기인 데다, 반찬가게 촬영지가 청주에 있어서 가면 2~3일씩 붙어 있다 보니 가족처럼 친해질 수밖에 없다. 연기하면서도 가족으로 사랑하다 보니 진짜 서로 사랑하게 됐다. 팀원들에게 베어베터 티셔츠를 선물했을 때도 먼저 나서서 의미 있는 옷이니 기념사진을 찍자고 하더라. 다들 생각하는 방향과 마음이 잘 맞는다. 청주 마지막 촬영일에도 다들 너무 아쉬워해서 간단히 회식을 했다.
<【N인터뷰】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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