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동일본 대지진에서 멀어질 수 없었다. 마음속에서 그 지진이 계속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들이 결과적으로 같은 테마를 다루게 됐다고 생각한다”
제 73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공식 초청에 이어 해외 및 국내 언론과 평단에서 뜨거운 호평을 얻고 있는 영화 ‘스즈메의 문단속’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6일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공개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시코쿠, 고베, 도쿄 등 실제로 재난이 덮쳤던 여러 지역들을 조명했다. 그중에서도 주인공 '스즈메'가 재난을 부르는 문을 닫는 모험 끝에 다다르는 곳은 동일본 대지진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장소를 택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2011년 일본 도호쿠 지방에서 발생한 일본 관측 사상 최대인 리히터 규모 9.0의 대지진, 즉 동일본 대지진을 소재로 영화를 만든 이유에 대해 “오래도록 잊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였다”고 전했다. 여행의 최종 목적지를 두고 몇 개월에 걸쳐 고민한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동일본 대지진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는 “지금 젊은 관객들 중에는 그 일을 잊었거나 기억 속에 없는 이들이 아주 많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신화나 옛날이야기처럼, 이야기는 사람들에게 전해져 오면서 과거에 일어난 일을 오래도록 잊지 않게 하는 역할을 한다. ‘스즈메의 문단속’이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영화가 되어 기억을 이어가고, 12년 전의 일을 지금의 젊은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스즈메의 문단속’은 혜성 충돌을 소재로 하면서 동일본 대지진을 간접적으로 다뤘던 ‘너의 이름은.’,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를 다룬 ‘날씨의 아이’와 함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재난 3부작'으로 불리기도 한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처음부터 3부작을 만들고자 했던 것은 아니다”면서도 “동일본 대지진에서 멀어질 수 없었다. 마음속에서 그 지진이 계속 진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들이 결과적으로 같은 테마를 다루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즈메의 문단속’을 마무리로, 이제 앞으로 그려야 할 이야기를 새롭게 찾아야 할 타이밍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특히 이번 영화를 작업하면서 일본만의 이야기가 아닌 전 세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은 “코로나19도 있었지만, 기후 위기나 재난으로 인해 나라의 일부가 사라지고 폐허가 되어버리는 일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혹은 인구감소로 사라지는 집이나 마을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그려낸 풍경은 전 세계 사람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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