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SK온, 저가형 배터리로 틈새 노린다…'고품질·가성비' 투트랙 시동(종합)

뉴스1

입력 2023.03.06 17:23

수정 2023.03.06 17:26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 IT 박람회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SK그룹관 사전 투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SKon이 개발한 현존 최고 성능의 전기차 배터리인 NCM9+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3.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 IT 박람회 ‘CES 2023’ 개막을 하루 앞둔 4일(현지시간) SK그룹관 사전 투어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SKon이 개발한 현존 최고 성능의 전기차 배터리인 NCM9+ 배터리를 살펴보고 있다. (공동취재) 2023.1.5/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SK온이 사업 다각화에 나선다. 주력 제품인 하이니켈 배터리(NCM9) 생산에 집중하는 한편 저가 배터리 시장 진출을 위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제품화에도 속도를 올린다.

6일 업계에 따르면 SK온은 대전연구소에서 LFP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의 다양한 요구를 감안한 시험 생산 단계가 마무리되면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SK온은 오는 15~1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에서 기술 개발 중인 코발트 프리 배터리와 함께 LFP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SK온은 지난해부터 LFP 개발을 공식화했다.
당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LFP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가 뛰어나고 빠른 충전속도를 특징으로 하는 LFP 배터리를 양산할 목적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LFP 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또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으로 구성되는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고 주행거리가 짧아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생산되고 있지만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형 전기차 양산에 뛰어들면서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원가의 40% 정도를 배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배터리 단가가 낮아질수록 저렴한 가격의 모델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는 가격이 가장 저렴한 모델3(4만3000달러, 약 5700만원)의 반값인 모델2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포드도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중국 배터리 기업 CATL과 손잡고 자사 차량에 탑재할 LFP 배터리 생산을 추진 중이다.

현재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전기차용 LFP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은 없다.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쓰이는 LFP 배터리만 생산 중이다. 전기차에 탑재할 LFP 배터리 생산은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가 삼원계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만큼 새로운 배터리로는 가격이 비싼 코발트를 뺀 '코발트 프리' 배터리(삼성SDI)나 망간 비중을 높인 '망간 리치'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위주로 개발이 진행 중이다.

SK온이 LFP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면 국내 기업 중에서는 유일한 전기차용 LFP 배터리 생산 기업이 된다. LFP 배터리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제품이 아닌 만큼 중국 기업보다 높은 품질의 배터리를 양산하기 시작하면 저가형 배터리 시장 장악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SK온은 보고 있다.

SK온이 개발한 파우치형 LFP 배터리는 영하 20도 안팎의 저온에서 주행 거리가 감소하는 기존 LFP의 단점을 상당 부분 보완했다.

SK온은 고품질의 NCM9와 가성비의 LFP 투트랙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주력 제품인 NCM9는 생산을 안정화하고 7조원의 설비투자로 미국·헝가리 공장 램프업(생산량 증대)에 나선다. 지난해 영업 적자를 기록한 SK온은 올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연초 불거진 NCM9의 품질 논란은 일단락됐다. 지난달 NCM9이 탑재되는 포드 F-150 미국 생산공장에서 배터리 화재가 발생하면서 품질과 관련한 시장 우려가 커졌지만 원천 기술의 문제가 아닌 일회성 이슈로 마무리됐다.

포드는 미시간주 디어본 전기차 공장 가동을 오는 13일(현지시간)부터 재개한다.
앞서 포드는 지난달 4일 F-150 사전 품질 검사 과정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로 공장 가동을 중단한 바 있다.

F-150 라이트닝은 SK온이 배터리 모듈을 납품하고 모듈을 묶어 제어·보호 시스템을 장착한 팩으로 포장(패키징)하는 작업은 포드가 진행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패키징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포드는 "앞으로 SK온과 협업해 계속해서 고품질 배터리 셀과 팩을 장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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