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틱톡 이어 정찰용 의심
"비밀정보 수집 감출 사업" 주장
중국산 제품의 보안 문제를 걱정하는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전자제품, 틱톡에 이어 중국산 항만 크레인에 주목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중국이 크레인의 센서 등을 이용해 미군을 염탐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중국은 이에 피해망상적인 의심이라고 밝혔다.
"비밀정보 수집 감출 사업" 주장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국방부와 정보기관 등 미 정부 관계자들이 중국 상하이전화중공업(ZPMC)의 항만 크레인을 주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미군이 이용하는 항구에 해당 크레인들이 배치돼 있다며 이들이 일종의 '트로이 목마'처럼 작동해 미군 관련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중국의 컨테이너 선적용 STS 크레인(안벽크레인)들이 화물의 출처와 목적지를 등록하고 추적할 수 있는 첨단 센서를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군 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실리는 물품에 관한 정보를 중국 측에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크레인이 원격으로 작동될 경우 미국의 물류망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다.
미국의 고위 방첩 관료 출신인 빌 에바니나는 WSJ에 "크레인이 제2의 화웨이가 될 수 있다"며 ZPMC의 항만 크레인 운영 사업을 "비밀 정보 수집을 감출 수 있는 합법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ZPMC는 약 20년 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해 지금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하는 등 글로벌 항만 자동화 산업을 이끌고 있다. 지난 2017년 MS 홈페이지에 올라온 동영상에 따르면 칭펑 당시 ZPMC 사장은 "우리의 상하이 오피스를 통해 여러분은 모든 크레인을 모니터링할 수 있다"고 말했다.
WSJ는 문제의 크레인들이 중국산 소프트웨어로 작동하고 일부 항구에서는 중국인 기술자가 직접 기술 지원을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관계자를 인용해 지난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볼티모어항으로 ZPMC 크레인을 운송하던 화물선을 수색해 정보수집을 위한 설비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한편 주미 중국대사관은 이번 보도에 대한 WSJ 질문에 "피해망상적 시도"라며 "중국 위협론은 무책임하며 미국에도 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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