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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부유' 또 꺼내든 시진핑, 기업들 돈 내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03.07 09:36

수정 2023.03.07 14:57

- 6일 공상업연합회 만난 자리서 "민영기업, 공익 및 자선사업에 적극 참여" 지시
- 2021년 공동부유 등장 이후 기업들 기부 행렬 재현될 가능성, 거부하면 불충성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14기 전국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 중인 전국민주건설협회와 전국공상총연맹의 국가정치고문단 합동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화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제14기 전국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 중인 전국민주건설협회와 전국공상총연맹의 국가정치고문단 합동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신화 뉴시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민영기업들에게 ‘공동부유’(부의 재분배)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3기 출범과 함께 ‘충성심 시험’으로 인식되면 2021년에 이어 민영기업들의 기부 행렬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7일 펑파이신문 등 중국매체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중국민주건국회와 공상업연합회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식 현대화는 전 국민의 공동부유 현대화”라며 “국유기업이든 민영기업이든 다 공동부유를 촉진하는 중요한 힘이며 공동부유를 촉진하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부대후부(먼저 부유해진 뒤 타인도 함께 부유해지도록 이끄는 것)’를 강화하고 공동부유의 책임감과 사명감을 촉진해야 한다”며 “사회공익 및 자선사업에 적극 참여해야 하고 부의 책임, 부의 의리, 부의 사랑을 실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동부유는 시 주석이 2021년 8월 열린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전면화한 통치 이념이다.
덩샤오핑 전 국가주석의 선부론(먼저 부유해진 뒤 확산)과 달리, 말 그대로 ‘다 함께 잘 살자’라는 의미다.

시 주석이 공동부유를 꺼내든 이후 중국 최대 인터넷 플랫폼 텐센트 1000억위안(약 18조원),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 100억위안(약 1조8000억원) 등 기업들의 기부 발표가 잇따랐다.

중국은 10여일 뒤 시 주석 주재로 핵심 지도부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알리바바·텐센트 등 인터넷 공룡을 포함한 민영기업에게 복종을 요구하기도 했다. 단어는 복종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실상 충성하라는 경고로 받아들여졌다.

중국 상업경제연구센터 관저우자오 주임은 당시 “기부는 정부에 대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중국 정부는 거대 기업들의 기부를 원한다”고 분석했었다.

앞서 리커창 중국 총리의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선 ‘공동부유’가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를 근거로 경기 부양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 고려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하루 만에 시 주석이 직접 공동부유를 다시 꺼내들며 민영기업들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
다만 시 주석은 이날 민영기업 재산권 보호와 민영경제 지원 등 당근책도 함께 제시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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