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발사한 日 신형 주력 로켓 'H3', 2단 엔진 착화 실패
엔진 자체는 이전에도 사용...전기 신호 오작동 가능성
日 정부 "국민께 죄송, 조속한 원인 규명" 강조
엔진 자체는 이전에도 사용...전기 신호 오작동 가능성
日 정부 "국민께 죄송, 조속한 원인 규명" 강조
7일 일본 NHK는 로켓 개발 전문가를 인용해 2단 로켓 엔진의 경우 H2A나 H2B 등 기존의 로켓에도 써봤던 엔진이라며 엔진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과거에 2단 엔진 연소 실패 사례가 없었다며 착화 신호 전달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오전 10시37분께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H3 1호기를 발사했으나, 상승 도중 2단 로켓의 엔진이 점화되지 않았다. 이에 JAXA는 임무를 완수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발사 15분 후인 10시52분께 기체를 파괴하라는 명령을 보냈다.
H3 1호기는 발사 시점에서 5분15초가 지나면 2단 엔진이 연소를 시작하고, 16분42초 후에는 고도 675㎞에서 기체에 탑재된 지구 관측위성 '다이치 3호'를 궤도에 올려놓을 예정이었다.
나가오카 게이코 일본 문부과학상은 "H3 로켓 발사에 실패해 유감"이라며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날 일본 참의원(상원) 문교과학위원회에 출석해 "우주 분야는 프론티어로서 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 창출이나 안전 보장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입실론 6호’에 이어 H3 로켓 1호기 발사가 무산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우주 개발·이용의 진전을 멈추지 않도록 조속한 원인 규명에 전력하겠다"고 말했다.
JAXA는 지난해 10월에도 소형 고체연료 로켓인 입실론 6호를 발사하려다 실패했다. H3 로켓은 입실론 6호보다 큰 대형 주력 로켓으로 일본이 주력 로켓 발사에 실패한 것은 2003년 11월 H2A 6호기 실패 이후 19년 만에 처음이다.
로켓의 신호 문제는 이미 지난달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JAXA는 지난달 17일에 H3 1호기를 발사하려 했으나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연기했다. 당시 본체 옆에 붙어 있는 보조 발사체인 고체 로켓 부스터(SRB)에 착화 신호가 전달되지 않아 발사 직전에 작업이 중단됐다.
H3 1호기는 본래 2020년에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새롭게 개발한 'LE-9' 엔진에 문제가 있어 일정이 여러 차례 미뤄졌다. H3는 일본의 기존 주력 대형 로켓인 H2A를 대체할 기종으로, JAXA와 미쓰비시중공업이 2014년부터 약 2060억엔(약 2조원)을 투자해 개발했다.
일본은 대형 로켓 H2를 1994년에 최초로 발사했고, H2를 계승한 H2A를 2001년 선보였다. H2A는 발사 성공률이 97.8%이며, 2024년도 이후 50호기 발사를 끝으로 퇴역할 예정이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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