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 중인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7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윤 대통령의 내달 국빈 방문을 앞두고 양국간 현안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이날 "한미 안보실장이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하고 한미 동맹을 심화하기 위한 윤 대통령 내외의 4월 26일 미국 방문 준비 사항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국간 경제 안보 강화 문제 논의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금 제3자 지급 방침에 대해 역사적인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의 두 핵심 동맹이 협력을 강화할 문을 열었다고 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과 블링컨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지원 문제, 양국간 경제 안보 강화 문제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프라이스 대변인은 전했다.
프라이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4월 국빈 방문에 대해 "바이든 정부의 두 번째 국빈 방문"이라면서 "우리에게 동맹국인 한국이 그 명예의 자리(that spot of honor)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방문은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할 것이며 한미 양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및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 번영을 진전시키는데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한 데 따른 답방 성격도 갖고 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는 2023년 4월26일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맞이할 것"이라며 "국빈방문에는 국빈만찬이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문은 양국과 인도·태평양 및 전 세계의 평화, 안정 및 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요한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은 철통 같은 한미 동맹의 중요성과 항구적인 힘, 그리고 한국에 대한 미국의 흔들림없는 약속을 강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두 정상은 정치·경제·안보·인적 유대를 심화하고 확대하기 위한 우리의 공통된 결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도 한국시간으로 7일 밤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의 4월말 국빈 방문을 확인하면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 및 국빈만찬을 포함해 다양한 일정을 함께 하면서 지난 70년간 축적된 한미동맹의 성과를 축하하고, 동맹의 미래 발전 방향에 관해 심도 있는 논의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수석은 "양 정상은 작년 5월 및 11월에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연합방위태세 및 확장억제, 미래 첨단기술 및 경제안보, 문화·인적교류, 지역 및 국제적 도전과제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12년만의 국빈 방문..의회연설도 추진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지난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지금까지 역대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은 모두 6차례(이승만·박정희·노태우·김영삼·김대중·이명박)에 불과하다. 외국 정상의 방문 형식에는 최고 수준의 예우인 국빈 방문을 비롯해 공식방문, 실무방문, 사적 방문 등의 형식이 있다.
윤 대통령은 국빈 방문을 계기로 미 의회 연설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측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한국 대통령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모두 6차례 이뤄졌다. 만약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이 성사된다면 이승만(1954년)·노태우(1989년)·김영삼(1995년)·김대중(1998년)·이명박(2011년)·박근혜(2013년) 전 대통령에 이어 7번째가 될 예정이다.
이승만·김영삼·김대중·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빈방문 당시 미 의회 연설을 했고, 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은 '실무방문' 때 미 의회 연설이 이뤄졌다. 박정희(1965년)·노태우(1991년) 전 대통령은 '국빈방문' 때 미 의회 연설을 하지 못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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