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40여년중 가장 매파적인 통화정책을 실시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고 놀라운 회복력을 보이고 있어 연준 고위 관리들에게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경제전문지 인베스팅닷컴은 올해 현재까지 나온 경제 관련 지표들이 연준의 기대와 달리 소비 수요와 물가가 떨어지지 않고있어 앞으로 연준에게는 악몽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를 당초보다 더 큰폭으로, 또 장기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0일 미 노동부가 발표하는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는 깜짝 증가했던 1월에 비해서는 줄어들겠지만 견고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소비자 물가는 전월 보다 0.5% 오르면서 3개월만에 상승세로 바뀌었다.
오는 21~22일 개최되는 FOMC 회의까지 2월 미 고용동향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될 예정이어서 수치에 따라 더 높은 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연준은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이후 볼 수 없었던 속도로 금리 인상을 단행해 지난달까지 8회에 걸쳐 4.5%p를 올렸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당시 연준 관리들은 앞으로 미국의 중간 금리 전망치를 5~5.25%로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치는 지난 여름 이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던 미국 소비자 물가가 다시 반등하고 비농업 부문 신규 일자리 창출 규모 또한 4개월만에 다시 상승으로 돌아서기 전에 나온 것이어서 앞으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외신들은 파월 의장의 발언 이후 연준이 당초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장기간 높은 금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의 장기 고금리 시대가 열릴 것임을 예고했다고 분석했다.
파월의 청문회 발언 후 시장에서는 이른바 터미널 금리가 지난해 연준이 전망했던 5.1% 보다 더 높을 것으로 상향 조정에 들어갔다.
미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은 금리선물 시장에서 연준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최종치가 5.5~5.75%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재조정했으며 세계 최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 고정자산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는 연준이 금리를 6%까지 올린 후 물가상승과의 싸움을 위해 상당한 기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미 연준 고위 관리들은 침체에 빠지지 않으면서 수요와 물가를 점진적으로 떨어뜨리는 ‘연착륙’을 기대해왔으나 기대 이상의 경제 관련 지표에 고민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 부장관을 지낸 크리스 캠벨 크롤 연구소 정책 전략가는 미국 경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경제와 미국 가계에는 좋을지 모르나 좋은 경제 데이터는 물가를 끌어내려야 하는 연준에게는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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